목수가 되니 393

평생 쓰는 연장

연장이 있다. 조이스트 간격이 6인치도 안된다. 엔지니어가 A30 이라는 철물을 붙이란다. 망치질이 안되니 나사로 해야 한다. 그래서 찾았던 연장이다. 샀던 시절이 88 올림픽때 쯤이다. 대만제고 래칫으로 작동한다. 차 안을 다 뒤졌는데도 없다. 그래서 부득이 이걸 써야 했다. 시간이 엄청 걸렸다. 가운데도 철물을 붙이라는 엔지니어 두번째 지적이다. 이걸 이베이에서 찾으니 US$50를 넘는다. 포기했다. 부득이 이걸 샀는데 길어서 손으로 돌릴 수 있는 공간이 없다. 고생고생 하면서 80%를 끝냈는데 드릴비트를 보관한 필통에서 나왔다. 나이는 못 속인다. 나머지는 아주 쉽게 박았다. 보스도 보더니 OK하고. 평생 쓰는 연장이다.

목수가 되니 2021.09.14

중이 제 머리

를 못 깎는다. 키친 드레인이 막혔다. 별 짓을 다했다. P trap를 올려보고, 배수 파이프를 떼내어 청소하고, clear out를 닦고, 안되서 이것도 부어보았다. 안 뚫린다. 결국 집주인에게 얘기하고, 이걸 빌리는데 승인이 필요하다고 했더니 아들이 끓는 물을 부어 보란다. 그래? 부었다. 안된다. 다음날 아침에 다시 부었다. 물이 내려간다. 집주인이 확인을 하러 와서 거의 성공했다고 했다. grease가 보통 끓은 물에 녹는단다. 3번째 끓는 물을 붓고 일을 하러 갔더니 말끔하게 뚫렸다. 이건 몰랐다.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다더니 내가 딱 그 모양이다.

목수가 되니 2021.09.14

십수년만에

지붕을 했다. 아는 형님이 일이 끝난 직후 문자를 보내서, 운명이구나 하고 오랜만에 쓰는 내 삽, 루핑네일러, 사다리가 반가웠다. 그런데 처음 쓰는 하네스가 불편했다. 07년 이 집 지붕을 할 때 누군가 와서 경고하고 갔다. 어디서 왔냐 했더니 WCB! 산재보험이다. 그 다음부터 하네스가 의무화 되어서 지붕일을 그만 두었다. 벌금을 때리면 형님이 내니 하네스 매고 일을 했다. 속도가 절반을 준다. 그래서 본채는 매고, 뒤 골목에 있는 차고는 안 매고 했다. 속도를 되찾았다. 형님이 카페 회원이라 임금도 결정하지 않고 들어가서 도왔다. 모든 작업을 내 연장으로 하고, 지붕 슁글도 80% 내가 깔았다. 형님은 리지캡, 벤트만 했는데 힘이 없는 것이 역력했다. 나이 탓이니 군 말없이 끝냈다. 그랬더니 본인이 ..

목수가 되니 2021.09.01

컨테이너하우스

를 텍사스에 짓는 부부이야기를 유투브가 소개해줬다. life uncontained! 토요일 생선회 준비하고 점심에 전 운영자를 만났을 뿐 일은 안 했는데 일요일 아침에 엄청 피곤했다. 오전엔 낮잠 자면서 오락가락하다가 TV youtube 채널에 들어갔더니 이걸 추천한다. 플로리다에 살다가 모든 재산을 정리해서 텍사스 농가창고와 트레일러에 살면서 40피트 컨테이너를 2개 연결한 집을 짓는 이야기다. 그 사이 딸, 아들이 태어났고, 유투브 회원이 135만이 되었다. 부부가 목수, 페인터이고 남편은 용접, 전기 등등 모두 다한다. 전에는 식당을 운영했다. 2x4로 안에서 컨테이너 백킹을 붙이고 폴리에틸렌 스프레이로 단열을 하고 시작한다. 글라인더를 자유자재로 쓰고, 용접도 세밀하게 한다. 남편은 최소 시급 4..

목수가 되니 2021.08.31

살다 보니

별 일을 다 한다. 딸 결혼식 아치를 만들 때 사는 집에서 시다 패널을 하나 얻었다. 8불? 했다. 페인트가 조금 묻어 있어서 뒤 쪽에 붙였다. 근데 담장을 설치한 인도인들이 다시 돌아오질 않는단다. 그래서 양쪽 계단 위에 포스트를 세우고 연결하고 싶어하는데, 패널을 얻었으니 공짜로 해준다 하고 포스트를 세웠더니 2군데를 더 해달란다. 더이상 공짜는 없다고 했다. 얘기해 본다고 하더니 3일간 대답이 없다. 일요일 오후 놀다가 마무리를 했다. 한 2시간 걸렸다. 와서 다른 곳을 하지 말란다. 돈을 받는다 하니 안 한다.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오른손 집게 손가락에 난 혹이 왜 나왔는지 알았다. 드릴, 네일러 방아쇠를 당겨서 생겼다. 나이 먹으면 다 그런가 했었다. 방아쇠를 당기는 손가..

목수가 되니 2021.08.23

데빗카드를 잃어버려

바로 신고를 했다. 100불이하는 탭으로 결재하니까. 임시카드를 받았는데 자기 은행 ATM에서만 쓸 수 있고, 새로운 카드는 우편으로 온다. 이건 이미 알고 있었다. 일하면서 자재를 사는데 신용카드를 써야 했다. 그렇게 자재값이 많이 들어갔는지는 몰랐는데 와인을 사는데 결재가 안된다. 바로 온라인뱅킹으로 수백불을 송금했다. 그래도 안 풀린다. 전화를 했더니, 온라인 뱅킹 송금이 2 business day가 걸린단다. 처음 알았다. 수년만에 현찰로 결재를 하니 불편하다. 오늘 모임 주선자인데 현찰을 가져가야 한다. 이럴때는 한국이 그립다. 송금하면 즉시 입금되는 은행이 있으니 여기 ATM에서 돈을 인출했는데 만원짜리 한장이 남았는지 몰랐다. 근데 전화 왔다. 고객님이 1만원을 덜 가져가셨다고.. 깜짝 놀랐..

목수가 되니 2021.08.19

Last day

라고 내가 먼저 말하긴 처음이다. 십여년 동안 일이 끝나면 보스가 먼저 말했었다. 지금 보스가 휴가를 가서 1주일 넘게 현장에 안 왔다. 핸드레일에 들어가는 피켓이다. 위 아래다 구멍을 파야한다. 보스는 나사로 박는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사진 찍어 보내니 일 그만하고 철수하란다. 그리고 전체 사진을 찍어 보내란다. 모서리에 있는 기둥 아래에 데미지가 있다고 뭐라고 한다. 이건 필립하고 첫번째로 세운 기둥인데 볼트 머리가 들어가는 구멍을 안 파고 박아서 다시 빼고 다시 파면서 아래가 좀 부서졌다. 구멍을 뚫어하는 전면은 두께가 4.5인치, 옆면은 9.25인치였다. extension를 끼우면 빠져서 12인치를 사서 유선드릴로 뚫었다. 13개를 구멍 하나에 10분이상 걸렸다. 그것도 혼자 했다. 일이 늦어 ..

목수가 되니 2021.08.12

20년 넘은 컴프레서를

썼다. 80불짜리 작은 컴프레서가 작업중에 고장이 나서 세입자가 미리 갖다 놓은 같은 컴프레서를 부득이 써야만 했다. 그랬더니 내 거완 소리가 다르다. 조용하고 품위가 있었다. 20년이 된 내 걸 고치려고 맡겼더니 200불 드는데 고칠거냐 물어 본다. 망서리지 않고 고쳐라 했다. 새것이 320불하니 세금 포함하면 350불 넘는다. 또 중고로 바꿔서 십년을 넘게 써왔으니 침묵의 헬퍼이니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고장 한번 안 났었고, 단지 오일만 보충했을 뿐이다. 내용년수가 다 된 부품은 갈아 주어 마땅하다. 오랜 친구같은 느낌이니. 좋은 결정을 했다.

목수가 되니 2021.08.12

Wedding Arch

를 만들었다. 딸이 해달라고 해서. 그저 축의금 정도로만 생각했다. 사진을 보냈더니 딸은 지가 보관하면서 임대를 해주겠다고 했다. 며느리는 너무 좋다고 해서 의례적으로 그러는 것이지 했다. 결혼식장에 가져도 놓으니 다른 하객들이 만들었냐고 물어 본다. 그래서 내가 직업이 목순데 만들지 했더니 좋아한다는 사람이 많다. 내가 만든 목공가지고 이런 칭찬을 많은 사람에게 들어보긴 처음이다. 딸이 사면 가격이 3백불이라고 하는데 130불 들었다. 그래서 결혼을 성가시킨 전도사 집에 주기로 했다. 또 결혼 시키고 빌려주라고 참 별 걸 다 가지고 칭찬 받고 산다.

목수가 되니 2021.08.09

계단을

했다. 보스가 휴가를 가서 둘이서만. 같이 일하는 아들 동갑 백인이다. 생후 4개월 딸이 있어서 돈이 필요하다는 친구다. 플라스틱 테크 플로링을 올려보니 3/4인치가 남고, 양쪽 아웃코너를 45도로 잘라보니 아래에서 받쳐줘야 한다. 보스가 계단 폭을 잘못 계산해서 짤라 놓았다. nosing은 3/4인치로 하면서 2장 플로링을 넣으면 3/4인치가 모자라게 해놓았다. 두번째 플로링을 받쳐주는 백킹을 붙였다. 위 앞쪽은 4인치 나사로 고정했다. 그래서 사진을 찍었더니 nosing를 1/2인치로 하라고 하다가 결국은 건축법대로 1인치로 하고 뒤에 조각을 넣으라고 한다. 그렇게 했다. 사진을 보더니 옆면도 찍어보내란다. 보냈다. 그랬더니 looking good 한다. nosing를 짧게 해서 경사면을 덮은 시다가..

목수가 되니 2021.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