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가 되니 393

fresh air

가 필요한 내 직업이다. 케이싱, 베이스보드를 짜르다 보면 MDF이니 나무, 아교를 섞은 가루가 날린다. 그래서 톱을 켜면 진공청소기가 켜지면서 가루를 빨아드리는 dust distractor를 붙이고 짜른다. 그래도 톱날에서 날리는 건 막을 수 없다. 나중에 청소를 하면 된다. 백인들은 이런 지붕을 씌우고 톱 아래 쓰레기통을 놓고 가루를 받는다. 그렇게는 안 한다. 그러니 먼지를 많이 마신다. 살 날이 얼마 안 남은 나이고, 직업이다 생각한다. 쉬는 날에는 반드시 신선한 공기를 들이 마시려고 걷는다. 5년이 되어 가는 습관이다. 새벽에 걸으면 숲에서 나는 냄새, 잔디를 깎아놓는 날은 진액 냄새가 난다. 운동장 주변 공기가 언제든지 신선한 냄새를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20일 지내면서 왜 답답한가 했다. ..

목수가 되니 2021.12.27

Saturday Boss

가 있다. 백인들이 Happy Friday까지만 일하고 주말엔 무조건 논다. 올해 5월에 크레이그스리스트에 광고가 올라 왔는데 집 근처라 토, 일요일에 일을 했다. 결재가 이트랜스퍼고, 오너 재촉에 쫓기니 주말에도 마감을 해야 다음 주라도 입주가 가능해야 해서다. 주말에 집에서 노는 것이 심심해서 8번쯤 갔다. 그런데 7월이 마지막이었다. 12월 셋째주 금요일에 문자가 왔다. Bro에게 문자가 올꺼다 하면서. Bro는 크리스마스전에 해줄 수 있냐고? 해서 난 25,6,7일만 논다고 했더니 내일은? 할 수 있다 했더니 주소를 보낸다. You are the men 하면서 초인종을 눌렀더니 남편이 나온다. 얼굴이 달라서 Bro 맞냐 했더니 부인이 sister란다. 시급을 물어봐서 saturday boss하고 ..

목수가 되니 2021.12.21

메타보와 마키타

한국서 돌아와서 다시 일하는 현장엔 컴프레서가 없다. 백프레임을 하는데 이걸 쓴다. 2.5inch 네일을 박는데 배터리만 하루 2번 갈아주면 된다. 아주 파워가 좋다. 그렇지않 아도 마키나 브래드 네일러가 너무 자주 고장이 나서 메타보를 사 볼까 했었다. 다만, 배터리가 18V, 3ap가 $120를 넘어가는 마키타라 호환이 안되서 메타보 배터리를 다시 사야 해서. 역시 히타치, 메타보 네일러 답다. 평생 쓴다는 컴프레서용 네일러다. 십수년을 써도 한번도 고장이 안 났다. 이미 2개나 가지고 있으니 cordless 네일러는 필요가 없다. 18 gauge 브래드 네일러만 필요하다. 고쳐와서 한번만 쓰면 슈팅이 안되는 이 두번째 산 애물단지! 고칠때 마다 $60인데 이제는 고치러 가도 손해다. 수리공이 이게 ..

목수가 되니 2021.12.19

last notice

11월 30일 돌아와서 12월 2일부터 출근했다. 아침 7시 10분에 OT를 받았다. 근데 마스크가 11월 23일부터 현장에서 의무화되었다고 한다. 안경을 쓰고 다니니 자주 벗는다. 왜? 이거 때문이다. 안경에 올라오는 날숨에 안경이 흐려진다. 그래서 세이브티가 없으면 마스크를 옷에 걸었다. 매 시간마다 층계를 걸어 올라와서 순찰하는 세이프티는 처음이다. 어제 3번 걸렸다. last notice를 받았다. 또 걸리면 다신 이 현장에선 일을 못한다. 그래서 안경을 안 쓰고 하기로 맘을 먹고 벗고 마스크를 썼다. 다음날 아침에 다시 만났다. 어쩔 수 없이 안경을 벗었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너무 고맙단다. 안경을 벗은 것은 bad news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잘못하면 세이프티에게 짤리는구나 했다가 안심했다...

목수가 되니 2021.12.17

슬픈 동갑내

처음 이민와서 일했던 이사회사 동갑내 사장이 5년만에 카톡 영상통화를 했다. 전화번호를 잃어버려서 카톡만 남았는데 펠릿사이즈로 나무박스를 4개 만들어 달란다. 이사짐이 7cbm 이라면서. 그래서 펠릿? 찾았더니 없다. 스킷이다. 4 피트 4 피트로 나와서 재료를 준비시켰다. OSB 몇장, 2x4x8 몇개를 사오라고 홈데포에 가서도 페이스톡을 한다. 신호음이 달라서 몰랐다. 일 끝나고 chop saw, compressor를 챙겨서 가서 박스를 만들었는데, 포장해 논 박스가 무거워서 혼자 못 든다고 도와달란다. 들어보니 혼자 들어도 가뿐한데 왜 이래 했다. 이민 처음 와서 일할 때 사장이 힘이 좋았었다. 나랑 별 차이가 없었는데 오늘 보니 팍 갔다. 내가 힘이 세진 건지, 동갑내가 확 늙은 건지 구분이 안된..

목수가 되니 2021.12.12

메지의 새이름

영어론 grout이고 일본말로 메지다. 타일과 타일사이에 띄어놓는 1,2mm 간격이 있다. 이걸 중간중간 안하고, 관리사무소에서 실리콘으로 대충 발라놓아서 싹 제거하고 다시 바르려고 철물점에 갔다. 메지? 못 알아듣는다. 설명했더니 찾아서 준 것이 틈멘트다. 홈멘트도 상표명이다. 바닥은 괜찮아서 벽면만 전체 다시 발랐다. 집주인이 앞으로 10년은 더 마감목수을 해도 된단다. 안방 화장실도 마찬가지라 바르려고 하니 내년에 와서 해달란다. 대신 흔들리는 타일만 순간 접착제로 고정을 했다. 한국엔 타일 기술자가 많은데 수십억하는 아파트 타일 마감이 엉망이어서 이해가 안갔지만, 사무직에서 노가다로 전업한 사람이 이런 기술자? 하면서 놀라는 친구를 보고 그동안 열심히 살았다 했다. 홈멘트? 틈멘트 좋은 작명이다...

목수가 되니 2021.12.01

배기구?

정경심교수 PC 포렌식을 해 준 전문가가 올린 글이다. 목조주택을 손수 짓고 산다. 외부에 돌출된 온기 어쩌고 배기구다. 무려 40만원인데 싼 편이란다. 4개를 달았다. 안 쪽 사진이다. 전기도 필요하단다. 아이들이 아침 먹을 때 춥다고 담요를 써서 산단다. 아마존에선 500유로라 비싸서 못사고, 이탈리아 제품을 샀단다. 지붕에 벤트를 400sf 마다 하나씩 설치했어야 한다고 했더니 릿지벤트를 했단다. 릿지벤트다. 캐나다 지붕에선 인정을 안 한다고 했더니 한국하고 캐나다랑 다르단다. 더 나간다. 캐나다 연방건축법 NOC에서도 인정을 한단다. 한국은 연간 강수량이 1,800mm, 밴쿠버는 2,400mm인데도 우긴다. 한국 목조주택은 2,3년 지나면 천정이 썩는데, 밴쿠버는 백년 넘어도 생생하게 말라있다. ..

목수가 되니 2021.11.11

Back framing

이주일 내내 하는 일이 Back frame이다. 프레이머가 바닥, 벽, 지붕을 짜면, 플러머가 하수도, 상수도를 설치한다. 변기, 욕조, 세면대 아래 드레인도 뚫는다. 그러면 프레임을 옮기거나 고쳐야 한다. 이걸 백프레이밍이라고 한다. 플러머가 세탁실에 드레인을 설치하면서 백프레임을 주문했다. 내 코일네일러는 NPT가 1/4인치인데 현장 프레이머가 쓰는 3/8인치다. 별 수 없이 $4 짜리 아답터를 샀다. 컴프레서를 들고 오르락 내리락 안 하고 프레이머가 설치해 놓은 컴프레서를 썼다. 플러머가 세탁실 벽에 배수구를 설치하고 벽을 1인치 늘려달라고 해서 안에서 늘렸다. 다음날 디자이너가 인스펙션을 했는데 넓이가 줄었다고 되돌리란다. 현장 책임자하고 상의했더니 바깥으로 늘려주라고 한다. 내 잘못이 아니라는 ..

목수가 되니 2021.11.05

한국 가기 II

격리 면제를 신청했는데 2번 거절되었다. 처음엔 발급일이 있는 뒷면을 안 보내서, 보냈더니 7월 3일 발급되어 3개월이 지나서다. 동생에게 발급받아서 스캔해서 보내라 했다. 항공권을 발급받으려고 가격을 cheap ticket으로 알아보니 $1,800대다. 그래서 $1,200대로 판다는 거래하던 여행사에 메일을 보냈다. 편도로 요금을 알려 달라고. 한국서 언제 돌아올 지 모르고, 일자 변경 한번은 무료지만, 다음부턴 10만원을 받는다. 격리면제 절차를 알아보니 PCR 검사를 입국 3일전에 받고 음성판정 증명서를 입국할 때 제출해야 한다. 그래서 알아보니 $110 짜리가 다음날 증명서가 나오는데 즉시 나오는 검사는 $538이다. 집 근처에도 있어서 항공권을 구입한 후 새벽 7시에 가서 받고, 다음날 찾으면 ..

목수가 되니 2021.11.01

백인과 한인

오늘 현장 보스에게 이 말을 들었다. You are 10 times faster than previous guy Mike. 이런 low rise 현장이다. 현관문 오프닝이 높이가 낮아서 고치고, 창문 프레임 점검하고 했는데 3일째에 이 말을 들었다. 같이 일하는 아들 또래인 Omid는 여기가 좋으냐 묻더니 계속 같이 일하자고 한다. 오후에 원청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fall protection, genie M/C certificate 있냐? 없다 했더니 회사 비용으로 교육을 해 준단다. 점수 높게 받았다 싶었다. 원주민 코리에게 하청을 주는 한국 업체에 더이상 주지 말라고 메일을 보냈다. 1불 시급을 올려 줄테니 일을 해달고 사정을 한다. 내키진 않았지만, 복수를 하려는 맘으로 OK했다. 앤지니어가 지적..

목수가 되니 2021.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