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가 되니

슬픈 동갑내

한주환 2021. 12. 12. 01:46

처음 이민와서 일했던 이사회사 동갑내 사장이 5년만에 카톡 영상통화를 했다.

전화번호를 잃어버려서 카톡만 남았는데 펠릿사이즈로 나무박스를 4개 만들어 달란다.

이사짐이 7cbm 이라면서. 그래서 펠릿? 찾았더니 없다. 스킷이다.

4 피트 4 피트로 나와서 재료를 준비시켰다. OSB 몇장, 2x4x8 몇개를 사오라고

홈데포에 가서도 페이스톡을 한다. 신호음이 달라서 몰랐다.

일 끝나고 chop saw, compressor를 챙겨서 가서 박스를 만들었는데,

포장해 논 박스가 무거워서 혼자 못 든다고 도와달란다.

들어보니 혼자 들어도 가뿐한데 왜 이래 했다. 이민 처음 와서 일할 때 사장이 힘이 좋았었다. 나랑 별 차이가 없었는데 오늘 보니 팍 갔다. 내가 힘이 세진 건지, 동갑내가 확 늙은 건지 구분이 안된다.

cbm 계산도 틀린다. 4"x4"x4"로 박스를 4개를 만들어야 다 들어갈 물량인데 처음엔 2개만 하자, 그래도 남으니 3개? 하다가 자재가 떨어져서 3개를 만들고 스톱했다. 예전엔 정확했었는데 늙었다 싶다. 가는 세월이다. 

아침에 걸어선지, 마감목수 일을 해서 그런지 난 왜 힘이 남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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