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가 되니

Last day

한주환 2021. 8. 12. 23:18

라고 내가 먼저 말하긴 처음이다. 십여년 동안 일이 끝나면 보스가 먼저 말했었다.

지금 보스가 휴가를 가서 1주일 넘게 현장에 안 왔다.

핸드레일에 들어가는 피켓이다. 위 아래다 구멍을 파야한다.

보스는 나사로 박는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사진 찍어 보내니 일 그만하고 철수하란다. 그리고 전체 사진을 찍어 보내란다.

모서리에 있는 기둥 아래에 데미지가 있다고 뭐라고 한다.

이건 필립하고 첫번째로 세운 기둥인데 볼트 머리가 들어가는 구멍을 안 파고 박아서

다시 빼고 다시 파면서 아래가 좀 부서졌다. 

구멍을 뚫어하는 전면은 두께가 4.5인치, 옆면은 9.25인치였다.

extension를 끼우면 빠져서 12인치를 사서 유선드릴로 뚫었다. 13개를

구멍 하나에 10분이상 걸렸다. 그것도 혼자 했다. 일이 늦어 돈이 모자란다고 필립을 짤랐다. 왜? 보스가 설계를 잘못해서다. 

돈이 안 남으면 짜증을 내는 것은 알았지만, 월요일에 쉬지 않고 구멍을 21개나 뚫었더니 피로가 안 풀리고 3일 간다. 오늘 그만두니 다른 목수를 고용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45도로 짜른 면이 맘에 안들어서 돈을 깎는단다. 종전에는 looking good했던 계단이다. 가운데 4개는 필립이 했다고 하니 대답이 없다. 니 맘대로 해라 하면서 집주인 피터는 맘에 든다고 했다고 전했다.

 

현장 일은 이익이 날 때도 있고,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제 잘못을 종업원에게 책임을 지운다. 그것도 모든 연장을 제공한 사람에게.. 싹 들고 철수했다. 원주민이고 일이 깔끔해서 그냥저냥 참고 있었는데 참 별 인간이 다 있다.

 

캐나다에서 일하면서 내가 먼저 그만두기는 첨이다.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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