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 23

알콜지옥

1983년에 공부한다고 마곡사 암자인 은적암에 갔는데 나무를 해주러 동네 주민이 올라왔다. 마곡사 주변 농지는 절 소유라 농민은 다 소작농이다. 같이 공양? 밥을 먹는데 그러더라. 어렸을 때 술을 취하게 마실 수 있는 사람은 동네에 한두명이었다. 막소주가 워낙 비쌌단다. 젊었을 때 그게 제일 부러웠다 하더라. 1983년 언제든지 소주 실컷 마실 수 있는 시대엔 충격이었다. 집에 돌아와서 선친한테 물어보았다. 그랬다 그러시더라. 이건 일제시대 이야기다. 조선의 증류주인 소주를 일본이 1916년에 주세령으로 가정에서 만들던 증류소주를 밀주로 금지하면서 대신 희석식 소주가 자리를 잡았다. 이건 발효주가 아닌 공장에서 만든 공업용 알콜이다. 주사 놀때 피부를 소독하는 알콜이란 말이다. 소주를 안주랑 매일 드셨던..

혼자 주절주절 2023.12.05

가족이 없어진 남한

유품정리사 유투브를 보다 깜짝 놀랐다. 고독사는 노인에만 있는 줄 알았었다. 그리고 얼마나 고독사가 많으면 이런 직업이 생겼는지 몰랐다. 30대 딸이 객지에서 혼자 고독사를 했는데 아버지가 장례는 커녕 유품도 인수하지 않고 죽기전에 선물로 사논 시계만 택배로 부쳐달라고 한다. 노인들이 80를 넘게 사니 부양에 힘이 부친 자식들이 연락을 끊은 것은 이해가 조금은 간다. 조기퇴직으로 본인 생활도 어렵고, 평균수명이 국민연금에 비해 너무 길어지니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보인다. 혼자 살아도 한달에 백만원으로 살 수 있는 한국이 아니다. 근데 시집 못가고 객지에 가서 사는 딸, 차에서 차박하는 남편이 죽었는데 아버지, 부인이 유품 인수를 거부하고 장례는 치르지도 않는다. 이건 가족 해체다. 남한 정부에 이런 공..

혼자 주절주절 2023.12.02

손자, 손녀를

본 것이 엄청난 축복임을 알았다. 유투브에 한국의 58년 동갑 미혼, 50대 미혼, 이혼 여자 브이로그가 넘쳐난다. 그래서 출산율이 세계최저인 0.78인 것이다. 2,3,4십대 미혼 여성 브이로그도 지천이다. 50대도 많다. 한국에 살았으면 아이들이 결혼하고 손자, 손녀를 낳았을까? 아니다. 아이들이 취직이 어렵고, 조기퇴직이 관행화된 남한에서 살았음 결혼을 안했을 것이다. 나도 입사 15년만에 짤릴 줄 몰라서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았다. 이걸 미리 알았으면 결혼 안하고 혼자 살았을 것이다. 자식을 낳으면 들어가는 엄청난 교육비로 한국에서 살았으면 나나, 아이들도 결혼을 안했을 것이다. 이건 현재 한국의 MZ세대 관행이다. 그래서 결혼한 아들, 딸 그리고 태어나 준 손자, 손녀에게 고맙다. 캐나다에선 이런..

혼자 주절주절 2023.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