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가 되니 406

제일 높은 현장

옆에 있는 렌탈아파트 15층에서 일하다 옆 51층에 가서 door hardware를 설치하란다. 엘리베이터 기계실에 문지방, 도어 손잡이, closure를 설치하는 일이다. 49층 옥상에서 계단으로 2층을 더 올라가면 기계실이다. 춥다. 계단에 물이 고여 안전화에 물이 들어온다. 일해 본 현장중에서 제일 높고, 층수도 높다. 그러니 호이스트 안에서도 손으로 뭘 잡아야 안심이 된다. 이것을 타고 10번은 올라갔다. 연장도, 나사도, 발판도 필요해서.. 나이 먹었다. 49층에서 보니 고도가 SFU가 있는 산 높이보다 조금 낮다. 비는 억수 같이 퍼붓고, 양말은 찔꺽거려 발이 시려웠다. 문지방은 사이즈 맞는 것이 없어서 지하 차고를 다 뒤졌는데도 못 찾고, 문을 닫히게 하는 closure 하나 설치했는데 5시..

목수가 되니 2020.12.31

신축현장에서

목수를 시작했다. 백인 빌더밑에서 싸이딩 크루로 2005년에 Cedar sider로 처음 시작한 현장이다. 같은 빌더가 짓는 옆 집에 한국 목수가 자재를 훔쳐서 인도 빌더 현장에 쓰고, 헬퍼 인건비를 안주니 헬퍼는 연장을 가지고 가는 사건이 터졌다. 그러면 백인들은 한국 사람 전체를 짜른다. 난 일찍 공사를 마치고 좋게 돈 받고 나왔는데 연락이 안 와서 알아보니 이런 사연이 있었다. 2007년 이 집을 지을 때 왼쪽 드라이브 웨이에 콘크리트를 부을 때, 북장 식당에서 한국 형틀 목수를 알게 되었다. 30년 경력이라고 해서 견적을 받아보니 인도 사람보다 싸서 공사를 맡겼다. 일도 엉망이었지만, 알아 보니 워킹퍼밋으로 일하던 회사에서 짤린 사람들이었다. 왜? 일행중 한 사람이 사무직이었는데 목수로 취직해서 ..

목수가 되니 2020.12.19

써리 현장에

가서 이걸 해 달란다. 파티오 도어 문지방 밑에 넣는 베이스 보드를 붙이란 말이다. 5층서 부터 3층까지 점검해서 모두 해결해라 한다. 본래는 3/4인치 6인치 MDF를 붙여야 한다. 근데 없다. 물어 봐도 어디에도 없다. 이건 위에 붙인 문지방 자재로 나무다, 이걸 대신 쓰란다. 근데 조건이 붙었다. 1/2 인치 베이스 보드와 3/4인치로 두께가 차이가 나니 아웃 코너를 1/8, 45도로 깎고 사진을 보내란 한다.. 난 톱을 치워서 없어서 싱크대 수리하는 친구 톱을 빌려 짤라 사진을 보냈다. MDF가 아닌 나무로 짤라 넣으니 길이가 짧아야 들어간다. 1/8 짧게 짜르고 틈은 코킹할 수 밖에 없다. 옥탑에 있는 기계실 문에 알루미늄 씰을 붙였다. 뉴웨스트 크레이시 현장에서 많이 했던 일이다. 양쪽을 짤라..

목수가 되니 2020.12.17

이를 뽑고

일을 안 하고 놀았다. 코로나로 돈도 나오고, 어차피 마스크를 쓰고 사니까 그러다가 한국 사람들과 만나서 술도 먹고 여행도 같이 했다. 이민 온 지 십수년 만에 가족 빼고 한국 사람들과 첨 교류를 했다. 교회 모임과는 전혀 다르다. 처음 놀랐던 것은 옷을 보고 명품인지 아닌지 구분은 하더라. 백인들은 인물이 출중하니까 옷에는 전혀 신경을 안 쓴다. 우리는 인물이 빠지니 옷으로 가리려는 심정은 이해한다. 놀란 것은 더 있다. 캐나다 오래 산 남편 옷이 명품이 없다고 줄 수 없냐고까지 한다. 둘째, 신체, 용모에 민감하고 반드시 지적한다. 난 톱밥을 호흡하면서 일한다. 그래서 코털, 귓 털이 길어진다. 몸이 스스로 오래 살려고. 근데 그걸 지적한다. 짜르라고! 셋째, 뚱뚱하다고 뚱땡아! 하고 부르는 걸 보았..

목수가 되니 2020.11.21

쓸 데 없는 고정관념

직업이 마감 목수고, 베이스 보드를 주로 붙인다. 한 7년 넘었다. 대부분 바닥이 평평하지 않다. 그래서 주문 사항이 베이스 보드를 눌러서 붙여라다. 그러니 무릎이 바닥에 닿아야 한다. 청바지 무릎이 견디지 못한다. 몇 년은 꿰매서 입었다. 여기서는 Altercation shop이라 한다. 바로 꿰며 주지도 않고 2,3일 뒤에 다시 가야하고 하나에 $15에서 $20 받는다. 심지어 대는 헝겊이 없다고 해서 애들 청바지를 $5에 사서 가져다 주기도 했다. 청바지가 비싸진 않는데 어려서 부터 습관이 된 절약? 한다고 꿰맸는데 월마트 청바지는 $15 짜리가 있다. 여긴 인건비가 비싸니 꿰매는 비용이 더 든다. 세금 포함해서 $17불? 하니 이게 싸다. 내가 가진 고정관념이었다. 다른 데는 멀쩡하니 헤진 무릎만..

목수가 되니 2020.11.09

모델홈

한국선 따로 모델하우스를 지어 놓고 이런 여자를 부른다. 레이싱 걸! 여긴 리얼터가 운영하는 사무실과 실제로 아파트를 보여 준다. 어제 보스가 사진을 보내왔다. 그리고 묻는 말이 라우터 있냐? 한다. 집에 있다 하고 보니 이해가 안 간다. 뭐? 어디 현장? 호수? 내가 일하는 현장 204호란다. 서랍 사진 같은데 이해가 처음엔 안 갔다. 뒤 벽 타일이 눈에 익어서 화장실이다! 했다. 가서 분리 해보니 드레인 호스하고 ㄷ자로 파진 서랍 부분이 부딪혀서 완전히 닫히질 않는다. 고치고 먼저 사진을 보내 달란다. finishing touch 여야만 하고. 라우터는 해결이 안된다. 손톱으로 연필선을 짜르고 위 합판 두께가 반인치인데 아래 오버행은 1/4인치다. 그래서 끌로 파내고 칼, 샌딩 페이퍼를 써서 긁어 냈..

목수가 되니 2020.10.31

5개월 4일만에

부분 틀니, 치아를 심었다. 발치? O울치과에서 코로나로 3달 폐업한 이후 돈이 필요하니 8개를 뽑았다. 5월 25일! 스켈링한다고 하면서 그러나 스켈링은 2달후에 허용이 되었고. 10월 29일 부분 틀니를 끼었으니 5개월 넘게 씹지 못하고 살았다. 그래서 먹은 음식은 첫째, 누룽지다. 수퍼에서 파는 봉지 누룽지를 사서 불린 다음 끓여 먹었다. 맛 좋고, 싸다. 이건 앞으로 장복한다. 둘째 연어다. 평소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밴쿠버 연어는 다 자연산, wild인데도 맛이 없어서 안 먹었다. 근데 회를 떠보니 좋다. 와사비, 간장 소스에 찍으면 맛도 난다. 좋다. 셋째, 참치로 무친 포케다. 근처 세이프웨이에서 얼린 참치를 싸게 판다. 이걸 참기름, 참깨, 간장, 물미역으로 간을 해서 비비니, 비린 맛..

목수가 되니 2020.10.30

Low rise condo

에 가서 금요일에 일을 하라고 한다. 갔다. 5층인데 엘리베이터, 호이스트도 없고, 주차장에서 입구까지도 100m 넘는다. 이 연장을 다 5층까지 들어서 올렸다. 몸은 거짓말을 안 하는 걸 안다. 아니다 다를까! 다음날 아침에 몸이 쑤신다. 이민 온 지 십수년 만에 콧물도 나고 콤파운드 쏘가 12인치니 엄청 무겁다. 이걸 들고 5층을 계단으로 올라 갔으니.. 몸은 거짓말을 안 한다. 직업이니 어쩔 수 없다고 넘어가도, 생각해 보니 내가 손으로 들고 연장을 옮긴 적이 없었다. 여기도 5층인데 내가 연장은 안 가지고 갔다. 힘든 것은 하나도 없었다. 여긴 4층인데 내가 젊었나 보다. 다 들고 올라갔다. 하기야 7년전이고 컴파운드쏘도 10인치였고 내 나이를 느끼면서도 왜? 이렇게 어려운 현장이 있을까 한다. ..

목수가 되니 2020.10.23

유선 실타카

직업이 고층 아파트 마감이다 보니, 18게이지 브래드 네일러를 쓴다. 히타치 제품을 많이 쓴다. Omer라고 이태리 제품보다는 싸고, Makita보단 10불정도 비싸다. 한 1년? 못 쓴다. 지금까지 4개이상은 버렸다. 수명이 다 되면 네일이 들어가지 못하고 튀어 나온다. 소모품이다. 지금은 이걸 쓴다. 벌써 2번째 샀던 것 같다. 근데 일하는 중간에 고장이 나면 예비용이 있어야 한다. 중간에 사러 갈 순 없으니까. 지금 10불을 세일해서 $129 쯤 하는데 옆에 Omer가 있었다. $298? 살까 하고 망설였다. GST 환급이 되고, 경비 인정이 되니.. 현장에서 이 제품은 몇년을 써도 고장이 안 난다고 들었다. 사고 싶었다. 근데 크레이그스 리스트에 $80에 나왔다. 경비 인정은 안되도 헐한 가격이다..

목수가 되니 2020.10.19

울산 아파트 화재

33층 아파트가 불이 났다. 언제 준공된 거냐? 2009년이다. 이명박이 대통령일 때다. 삼환 까뮤(현 까뮤이앤씨)가 지난 2005년 11월 491억원에 수주, 2009년 4월 준공한 것으로 알려진 이 주상 복합은 94~116㎡까지 9개 타입, 127세대, 1개 동이다. 소방 당국 발표 결과 등을 추정하면 이 아파트 외벽이 드라이 비트 공법에 따른 샌드위치 패널 구조이어서 발코니 쪽에서 난 불이 때 마침 불어온 강풍으로 급속하게 건물 전체로 번진 것으로 관측된다. . 울산 아파트는 시멘트 외벽에 스티로폼을 붙이고 유리망에 스토코, stucco 를 발랐다. 캐나다? 스토코는 이렇게 마무리한다. 절대로 위층으로 불이 올라가지 못한다. fire blocking이다. 지금은 한국 건축법이 바뀌어서 이렇게 마감하..

목수가 되니 2020.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