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란 에머슨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로부터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알아보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4.11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치집 같아..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4.09
넙치의 시 김신용 거대한 바다의 무게에 짓눌려 납작해져 버린,이제 얕은 물에 담가놓아도 부풀어오를 줄 모르는넙치여, 억눌리고 억눌려 목구멍까지 치밀어오른 내장을삼키고 삼켜, 그만 뒤통수까지 밀려난 눈으로 넙치여,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恨의 무늬처럼심해의 밑바닥에 뱃가죽을 붙인 채 엎드려 ..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4.09
작은 수첩 “그 맛있는 과자를 파는 가게가 어디에 있다구요? 다시 한 번 가르쳐 줘요.” 그분은 핸드백 속에서 작은 노트와 연필을 꺼내면서 말했다. 그리고는 내가 말하는 대로 꼼꼼한 글씨로 메모했다. “나는 기억력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머리를 믿을 수 없게 되었어요, 그래서 무엇이든지 이 ..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4.08
사평역에서 곽재구 막 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 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 시린 유리창마다 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4.06
청국장과 같은 냄새 페데라프 "점심 먹으러 가는 길이면 나 좀 데려가 줘." 과장님이 날더러 하는 말이었다. 사십 줄의 유부남이 여직원과 단 둘이서 뭐 하러 점심을 같이 먹는단 말이냐. 나는 얼굴을 찡그리진 않았지만 웃지도 않았다. 과장은 그러나 자기 나름으로는 상냥하게 말한다고 노력하는 듯, 낮은 목소리로 ..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4.04
지사 마누라로 살기 전남 담양군 대덕면 성곡리 축산분뇨처리시설을 백지화한 이들은 70,80대 할머니 농성단이었다. 이들은 10개월 동안 “우리가 뽑은 군수가 우리를 무시한다”며 농성을 벌였다. 이 농성의 불씨를 이어간 이는 13년 전 마을로 이주한 주민 김희택씨였다. 김씨는 80~90년대 민주화운동청년연..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4.02
바짝 붙어서다 김사인 굽은 허리가신문지를 모으고 빈 상자를 접어 묶는다 몸빼는 졸아 든 팔순을 담기에 많이 헐겁다 승용차가 골목 안으로 들어오자바짝 벽에 붙어 선다유일한 혈육인 양 작은 밀차를 꼭 잡고 저 고독한 바짝 붙어 서기 더러운 시멘트 벽에 거미처럼 수조 바닥의 늙은 가오리처럼 회색 벽에..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3.26
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 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