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치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이 있어
마을의 문들이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 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사진은 다 춘자싸롱 멸치 국수다. 서귀포에 있단다.
엄청 맛나고..
한국에 좋은 시가 안 보이던데 모처럼 좋은 시를 만났다. 한국시인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여름 춘자 싸롱에는 콩국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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