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한주환 2018. 4. 9. 15:48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치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이 있어

마을의 문들이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 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사진은 다 춘자싸롱 멸치 국수다. 서귀포에 있단다.

엄청 맛나고..


한국에 좋은 시가 안 보이던데 모처럼 좋은 시를 만났다. 한국시인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여름 춘자 싸롱에는 콩국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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