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맛있는 과자를 파는 가게가 어디에 있다구요? 다시 한 번 가르쳐 줘요.” 그분은 핸드백 속에서 작은 노트와 연필을 꺼내면서 말했다. 그리고는 내가 말하는 대로 꼼꼼한 글씨로 메모했다. “나는 기억력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머리를 믿을 수 없게 되었어요, 그래서 무엇이든지 이 노트에 써 넣어두면 나중에 당황하지 않게 되어서 좋아요.” 이렇게 말하면서 그 분은 귀여운 수첩을 덮었다. 그것은 그 분에게 귀중품인 것 같았다. 예순을 바라보는 분의 소녀 같은 소지품에 나는 대단한 흥미를 느껴서, 그 수첩을 보여 달라고 했다.
수첩 안에는 손자들의 이름과 각각의 생일과 그 아이들의 옷 사이즈, 자신이 입는 옷의 사이즈, 백화점의 정기휴일 일람표와 전화번호, 맛있는 과자나 음식점 정보도 정확하게 정리되어 쓰여져 있었다. 그리고 수첩 뒤쪽에는 최근의 지식인 듯 수수께끼 놀이의 문제와 답까지 쓰여져 있었다. 그 분이 언제나 화제가 풍부하고 재미있는 것은 그 작은 수첩이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분은 그 수첩을 아주 소중한 듯이 핸드백 속에 넣었다.
-- 오하시 스즈코 수필, 멋진 당신에게 중에서
수첩 하나씩 사거라.. 핸펀 전화부도 좋치만.. 점점 기억력이 나빠지면 호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작은 수첩 하나 사서.. 언제라도 열 수 있는 ZIP이나 USB 마냥 갖고 다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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