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투표해서 생긴 일 1900년부터 미국 여성 운동가들이 남녀 평등을 열심히 외치고 투쟁한 결과 1920년에 여성들도 투표권을 얻었다. 곧바로 미국의 “금주령” 법을 통과시켰다. 그래서 1920년 부터 1933년까지 13년간 미국에서는 모든 술 생산 판매가 금지되었다. 미국 여성들은 매일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고 술 ..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7.19
민지의 꽃 정희성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청옥산 기슭 덜렁 집 한 채 짓고 살러 들어간 제자를 찾아갔다 거기서 만들고 거기서 키웠다는 다섯 살배기 딸 민지 민지가 아침 일찍 눈 비비고 일어나 말없이 손을 잡아 끄는 것이었다 저보다 큰 물뿌리개를 나한테 들리고 질경이 나싱개 토끼풀 억새.... 이런 풀..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7.13
불구부정 강경화 시골 텃밭의 상추, 열무들이빗방울 속에 이리도 푸르르게 눈부신 것은 백화점 야채 칸에 비닐로 염을 한 채 누워있는야채들처럼 제 몸매를 자랑하지 않기 때문이리. 뒷밭에 갈라진 토마토가비 개인 하늘처럼 스르르 입안에서 녹는 것 전신을 농약에 바르고 성형수술을 한 과일처럼 저를 ..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6.14
이렇케들 사나봐요 일본 도쿄도 내에 살고 있는 30대 미혼 여성 A. 유명 대기업에서 인정받는 재원이다. 친화력도 좋다고 한다. A를 직접 만나보니듣던 대로 호감형이다. 멋진 남자친구도 있을 법했다. “인기가 많을 것 같다”고 물었다. “연애는 안 하고 있어요. 그냥 한두 번 밥 먹고 차 마시고 헤어져요...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6.01
동의보감의 실체 황교익 한국 음식의 특징을 설명하는 말 중에 흔한 것이 약식동원(藥食同原)이다. 전통 음식 관련 인사들의 명함에서도 흔히 '약선 요리'라는 단어를 보게 된다. 우리 조상은 지혜로워 먹는 것도 건강을 생각하고 먹었다는 둥 하는 잡설을 믿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조상들이 지혜로워서 조선 말 ..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5.27
성에꽃 문정희 추위가 칼날처럼 다가든 새벽 무심히 커튼을 젖히다 보면 유리창에 피어난, 아니 이런 황홀한 꿈을 보았나 세상과 나 사이에 밤새 누가 이런 투명한 꽃을 피워 놓으셨을까 들녘의 꽃들조차 제 빛깔을 감추고 씨앗 속에 깊이 숨 죽이고 있을 때 이내 스러지는 니르바나의 꽃을 저 얇고 날..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5.21
5월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 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신록을 바라다 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5.03
위대한 남편 양정자 지난 밤 우리가 미친 짐승처럼 부끄러운 살의 장작불 활활 태운 그 이튿날 그대는 갑자기 안면 싹 바꾸려 한다 밥상에 반찬 시원치 않다 와이셔츠 단추가 떨어졌다 용돈이 너무 적다는 둥 목소리도 당당하게 위엄 떤다 지난 밤 흠신 짓눌리고 짓뭉개진 행복해진 그대 마누라 다시 한번 정..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4.26
돈키호테의 비명 Es la misión del verdadero caballero. Su deber. ¡No! Su deber no. Su privilegio. 그것은 진정한 기사의 임무이자 의무. 아니! 의무가 아니라, 특권이노라. Soñar lo imposible soñar. 불가능한 꿈을 꾸는 것. Vencer al invicto rival, 무적의 적수를 이기며, Sufrir el dolor insufrible,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고, Morir por un..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4.26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