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칼날처럼 다가든 새벽
무심히 커튼을 젖히다 보면
유리창에 피어난, 아니 이런 황홀한 꿈을 보았나
세상과 나 사이에 밤새 누가
이런 투명한 꽃을 피워 놓으셨을까
들녘의 꽃들조차 제 빛깔을 감추고
씨앗 속에 깊이 숨 죽이고 있을 때
이내 스러지는 니르바나의 꽃을
저 얇고 날카로운 유리창에 누가 새겨 놓았을까
하긴 사람도 그렇지
가장 가혹한 고통의 밤이 끝난 자리에
가장 눈부시고 부드러운 꿈이 일어서지.
새하얀 신부 앞에 붉고 푸른 색깔들 입 다물듯이
들녘의 꽃들 모두 제 향기를
씨앗 속에 깊이 감추고 있을 때
어둠이 스며드는 차가운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누가 저토록 슬픈 향기를 새기셨을까
한 방울 물로 스러지는
불가해한 비애의 꽃송이들을
영어론 성에와 서리를 구분하지 않는다. 다 frost이다. 이유가 북미 창문에는 성에가 달라붙지 않는다.
밖에 주차하는 자동차 유리에만 성에가 붙는다.
통풍이 안되는 지붕, 단열이 안되는 창문을 쓰는 한국서 성에와 서리를 구분한다. 이렇게 시도 나왔고.
한국 건축업자들 반성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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