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쓴 글

뱅어포가 아냐?

한주환 2018. 1. 23. 02:06




엄마가 국민학교 도시락에 자주 싸주던 뱅어포다.

고추장 양념해 발라서 장독대에 말리던 왼쪽이 아련하다.


근데 뱅어가 아니란다.



실치란다.


실치를 흔히 뱅어라고 잘못 알고 있다뱅어라는 물고기는 따로 있다베도라치는 농어목에 들고 뱅어는 바다빙어목에 드니 분류학상으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베도라치의 치어가 뱅어라는 이름으로 잘못 알려지게  것은 뱅어가 한반도에서 거의 사라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캐스트는 베도라치의 치어인 실치에 관한 것이지만 뱅어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하여야  듯싶다  생선이 얽히게  내력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뱅어는 살이 투명한 생선이다그래서 한자로 白魚(백어) 썼고 백어가 뱅어로 변한 것이다뱅어는  자라봤자 10센티미터에 이른다 자라도 살은 여전히 투명하다바다와 접하는 하구에 주로 산다봄에 알을 낳는데그보다 조금 이른 시기에 강으로 올라간다고문헌에  뱅어에 대한 기록이 많다.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에도 뱅어의 여러 산지가 기록되어 있다한반도의 강에서  뱅어가 많이 잡혔다는 뜻인데한강,금강낙동강압록강대동강영산강 등등에서 뱅어가 났다허균은 [도문대작]에서 "얼음이   한강에서잡은 것이 가장 좋다임한(林韓)ㆍ임피(臨陂지방에서는 1~2월에 잡는데 국수처럼 희고 가늘어 맛이 매우좋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1956 1 18일자 동아일보에 이런 기사가 올라 있다. "어름의 한강은 요즘 밤마다 어름을 뚫어놓고 고기를 낚는 태공망들의 어화로서 뒤덮여  아닌 풍교야박을 연상왕상의 빙리로 좋읍니다마는 그보다는 요즘 이곳 특산인 백어회가 구미를 당기고 있읍니다." 그런데 흔하였던 뱅어가 갑자기 사라졌다. 1960년대 신문에 공해로 인해 뱅어가 전멸하고 있다는 기사가 있는 것으로 보아산업화가 가져온 강의 오염이 뱅어를  죽였을 것이다.

 

뱅어는 회로도 먹었지만 말린 포로도 먹었다 마리씩 배를 가르고 말렸다일본의 강에는 아직 뱅어가 제법잡히는지 일본의 여러 웹사이트에서 뱅어초밥과 뱅어포의 사진을 확인할  있다한반도에서는강의 오염으로 뱅어가 사라지자  대체물로 베도라치의 치어가 누군가의 눈에 띄었을 것이다당진 장고항 사람들은1960년대 말부터 실치 잡이가 있었다고 하는데 당시부터 뱅어라 하였는지는  수가 없다더불어뱅어를두고 실치라고 하였는지도 확인할 길이 없다. 1970년대  장고항에서 실치 잡이가 본격화할 때에 다들 실치포를 말렸다는 증언으로 짐작하건대뱅어포 생산 또는 유통업자가 뱅어를 구하지 못하자  대용품으로 실치포를 '기획'하였고이미 뱅어포라는 이름이 널리 쓰이고 있으니  이름을 굳이 바로잡지 않아 지금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뱅어라는 물고기가 따로 있고 지금은 사라졌지만 한반도 음식문화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생선이므로 베도라치 치어를 뱅어라 부르는 것은 바른 일이 아니다실치가 뱅어의 다른 이름으로 쓰였는지는  없으나 사투리로 취급할  있으므로 베도라치의 치어를 실치라 부르는 것은 적절한 일이다.

[출처] 일본의 백어 또는 뱅어|작성자 푸디


장고항에 3월인가 실치회 먹으러 간 적이 있다. 이걸 말리면 당연히 뱅어라 생각했는데.. 60년대 말에 내수면이 오염되면서 없어 졌다니까 내가 먹은 건 실치포인거다.


근데 일본엔 있단다.



요렇게 드신단다.

냇가에 있던 소들이 사라지고, 뱅어도 사라진 한국 시냇물..


일본 농촌 다큐필름을 보니 부엌까지 냇물이 들어오는데 민물고기가 가득하고

넘 깨끗하더라. 이렇게 하수처리를 100% 해야 선진국인데,


제초제, 화공약품 가득한 시냇물이 언제까지 흐를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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