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17일부터 집근처 레노베이션을 시작했다. 그래서 금년 7월중순까지 점심을 한국식당에서 사먹는 재미로 돈은 조금만 벌어도 계속했다.
방음, 드라이월, 페인트, 마루 등등 여러 작업을 하다보니 자재 영수증이 수만불에 달한다. 하우스 오너가 원본 영수증을 달라고 해서 복사까지 해놓았는데 인건비를 캐쉬로 받았으니 T4, T5018이 없다.
그래서 비용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취직을 해야 했다. 8월 14일부터 출근했는데 그 주가 일년중 가장 더운 날씨였다. 호이스트 데크를 만드는데 속옷까지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였다.
그렇게 시작한 회사 일이 집근처 하이라이스로 현장이 옮겨지고 40일 일하다가 45층 건물이 아직 25층만 올라가서 22층까지 끝내고 내일부터 다른 현장으로 간다.
그사이에 가을이 왔다. 짧은 반소매에서 두툼한 긴팔로 갈아 입었고, 하루 2통씩 마시던 물도 이젠 반통도 남는다. 비도 몇번 와서 하늘도 깨끗해졌고, 산불도 꺼졌다.
돈이 모이니 여행을 가고 싶은데 북한은 국경을 열지 않았고, 하와이는 단기 민박이 금지되어 모텔에서 자야하는데 내키질 않는다. 조프리는 아직 패스가 필요하니 가고싶지 않다. 더욱 한국은 이젠 가고 싶지 않다.
그저 일 끝내고 차가운 맥주와 닭날개만 먹는다. 레노베이션하면서 갔던 주변 식당에서 투고로 음식을 가져다가 집에서 끓여 먹으면 두세끼를 먹으니 만족하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