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쓴 글

북한맥주 반도 못 따라가는 남한 맥주

한주환 2018. 1. 24. 22:51

나, 생맥주 마신다.

원래는 집에서 포도주 마셨는데, 하도 뭐라해서 안, 아니 못마신다.

둘만 사는데 무조건 타협하면서 살기로 했다.


대신 가끔 Pub에서 생맥주 두세잔하고 들어간다. 그래서 캐나다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집 짓던 근처 햄버거집에서 팔던 생맥주다. 1pint에  3.5달러,

형이 시내 가보더니 한잔에 7달러하는데 여긴 아주 싸다고 알려줘서 가게 되었다.


점심 먹으면서 마셨는데 값은 싸지만 Granville은 밴쿠버 고유 브랜드고 아주 고급맥주였다. 

honey lager가 제일 입에 맞았다. 근데 햄버거집이 문을 닫았는데 근처 pub에는 이게 없었다.



그래서 대신 찾은 것이 Kokanee라고 캐나다 브랜드다. 자극적일 정도로 진한 맛이 나고, 싸고, 가장 대중적이다. 어디든 있다.

근데 난 아침에 설사가 나더라. 그래서 waitress에게 다른 걸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Budweiser를 주더라. 미국산이고 북미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king of beer란다.

kokanee보다는 부드럽고, honey lager와 비슷하게 순한 맛이 난다.

설사도 안 나고 해서 오래 마셔왔다. 


이번에 한국 가서 소주 안마시고 맥주만 마셨다. 거의 생맥주로만..



옛날에 마시던 OB blue, Hite, Cass 웬지 다 싱거웠다.

향도 없고, 밋밋한 맛, 톡 쏘지도 않았다. 솔직히 맹물에 가까운 맛이었다.


마시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그래선지 꼭 안주는요 하고 물어보더라. 참 한국이지 했다.


캐나다는 술만 시키고 안주는 안 시켜도 된다. 거꾸로 이렇게 싸게 파는 day special는 음료를 꼭 시켜야 한다. pub은 식사가 주고 맥주, 포도주는 음료니 술집이 아니고 식당이라고 생각함 된다.



좋아하던 노가리도 중국산이라 기억나던 맛이 아니고.. 옛날 맛 나는 국산을 파는 곳이 드물더라.


내가 입맛이 변했는지, 맥주 맛이 없어진 건지 그 땐 몰랐다.


생맥주는 병맥주보다 신선하고 맛있다허나 불행하게도 한국은 예외이다관리부족이 생맥주를 천하게 만들었다앤디 새먼씨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맥주통과 호스를 자주 청소해주어야 하는데 그게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확실치는 않지만 서울 1개 구()당 한 맥주회사에서 고용한 관리인력이 1명뿐이라는 데서는 할 말을 잃게 만든다대형업소만 관리하기에도 부족한 인력이 동네 호프집까지 신경을 쓸까 의문이다생맥주에서 쉰 맛이 느껴질 때가 있다맥주통을 개봉해서 당일 소비가 되지 않았을 거란 짐작이다재고맥주 아니냐물으면 주인은 당일 개봉한 거라고 말한다그동안은 주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그 주인은 솔직했던 것이다.

 문제는 앤디 새먼씨 말대로 맥주통과 호스가 관리가 되지 않은데 있었다고 본다그렇다고 재고맥주를 파는 업소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재고맥주를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의 2cc 맥주통도 더 작게 만들어야 한다소비자가 생맥주를 주문하면서 쉰 맛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더 이상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08년 조선일보 기사


또 이번엔,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사람들이 김치나 산낙지가 맛없는 것은 못 참으면서 맛없는 맥주는 잘도 마시는 이유에 의문을 제기한 뒤 카스하이트 같은 맥주 브랜드들이 과점 상태를 이루면서 맥주에서 가장 중요한 보리누룩마저도 아끼면서 맥주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코노미스트는 보리누룩 대신 맥주 원료로 쌀을 사용하거나 옥수수로만 만드는 맥주도 있다고 덧붙였다이코노미스트는 남한 맥주에 비해 북한 맥주가 훨씬 맛있다고 비교하면서 영국에서 장비를 수입해 만드는 북한의 대동강맥주는 놀라울 정도로 맛있다고 소개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맥주시장에서 하이트-진로와 오비가 과점을 이루면서 시장을 거의 100%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로 지난해까지 맥주회사들이 도매로 맥주를 유통하려면 관련 법규상 맥주 생산용량이 100만리터에 달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높은 진입 장벽으로 인해 소규모 맥주업체들이 생겨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 12년 경향신문 기사중에서


재벌 장난이었다.

내수시장에서 전국민이 몇십년 밀어주었으면 해외로 진출해서, 중국에, 일본에 수출하면서 세계로 진출했어야 하는데, 국내시장에 안일하게 주저 앉아서 싱거운 맥주를 팔고 있는 것이다.

자극성 있는 안주땜에 한국 맥주가 싱거워야 한다고 ? 이런 거 모두 거짓말이고, 핑계다.


결국 국민소득이 20분의 1도 안되는 북한만도 못한 저질 맥주를  전국민이 마시고 있다는 얘기고,

맥주맛으로 보면 사회주의 국가만도 못한 시장자본주의라는 말이다.


한국은 전국민이 애국이라는 가두리 양식장에 갇힌 재벌의 인질이다.

보험도, 시골구석 구멍가게도, 학원도, 제과점도 다 재벌이 하더라.



이사한 집 근처에 있는 Pub 광고다. Honey lager도 팔고, 닭날개도 25센트하던 전보다 싼 20센트고, 조용하다. Bud 마실 일이 없어졌다.



캐나다 닭날개가 한국 닭 다리같다. 이것은 소스없는 plain이다.

한번들 와서 먹어봐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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