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주절주절

서빙고에서

한주환 2024. 8. 18. 23:27

유치원에 가기 전까지 서빙고에서 살았다. 어렸어도 기억이 난다. 미군 헬리콥터 비행장 바로 길옆이다.

미군 비행장에서 내려오는 하수도가 있었는데 물이 깨끗해서 동네 아줌마들이 빨래를 했다.  비닐 포장도 안 뜯은 햄, 소시지가 떠내려 오면 횡재했다고 가져 갔다.

그게 부대찌개 원조다. 지금도 기억난다. 소독한 수도물 냄새, 정수하고 내보내는 하수도라 물이 투명했다. 대신 근무하는 한국인들이 동포를 위해서 남은 소시지, 햄을 일부로 버린 것이었다.

악수표 공짜 밀가루로 수제비해 먹고, 짬빱하는 햄으로 찌개를 끓여 먹었는데 의정부에 미2사단이 주둔했는데 전투사단이라 커서 의정부 부대찌개가 나온거다.

그걸 기억하고 예전 외삼촌, 이모가 살던 서빙고에 가보니 싹 철거하고 도로를 확장해서 아무것도 안 남아 있었다.

 

 

'혼자 주절주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식민국가 인도, 조선  (0) 2024.08.19
남친 차사진  (0) 2024.08.19
세느강 수영  (2) 2024.08.12
입술을 데고  (0) 2024.08.12
모녀가  (0) 2024.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