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가 되니

두달만에 비

한주환 2022. 9. 5. 05:17

가 왔다. 아침 10시부터 줄기차게 내린다. 그래서 깨달았다.

거의 한달 넘게 다운타운에서 일했다. 그랬더니 콧물이 찬다.  코를 풀거나 가래로 나온다.

그래서 감기 걸렸다 했다. 2004년에 이민와서 한번도 안 걸린 감기다. 그래서 네오시트란도 타서 먹었다.

가래침도 나왔다. 그래서 이민와서 제일 좋았던 것이 생각났다. 캐나다에선 가래침을 뱉는 걸 본 적이 없어서 좋았다는 걸.  현장에서도 계속 가래침이 나왔다. 랭리 촌구석에서 일해보니 가래가 안 나온다. 그래  타운타운이라? 했다.

그러다가 일요일에 비가 왔다. 거의 2달만에 내린 비다. 그랬더니 목이 가볍고, 콧물도 안 차고, 가래도 안 나온다. 그래 깨달았다. 이번 여름에 2달 넘게 밴쿠버에 비가 안오고 먼지, 배기가스로 앞 산이 잘 보이지 않았다.

공기가 탁해지면 당연히 가래가 나온다. 콧물도 차고. 밴쿠버 하늘이 이랬다. 그래서 감기가 아니고 한국서 생겼던 가래침이 처음 나온 것이다. 

한국갔을 때 똑같았다. 건기가 오래되서 공기가 오염된 밴쿠버에서 반복된 것이다. 

사람 참 어리석다. 처음엔 감기? 다운타운? 이러다가 앞 산도 안 보이는 스모그가 원인이고 해결책은 비라는 걸 이제 깨달았다.

한국 거리에 흔히 보이는 가래침과 뱉는 소리가 후진 국민이라 그런 줄 알았었다.

간단하다. 공기 오염이 심해서다. 난 한국선 못 산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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