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교차로 구인구직난에 딸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광고가 올라왔다.
안녕하세요.
몬트리올 맥길 대학교에 현재 4학년 재학중인 Physics 전공 학생입니다.
여름방학(5월초 - 8월말)동안 벤쿠버에서 과외나 학원강사를 해보고 싶습니다.
마음이 짠하다.
날 때부터 아버지랑 다르게 키우리라 맘먹었던 애였다. 천정에 매다는 일본제 모빌부터, 거버라고 최초 수입된 미제 이유식도 사서 먹였다. 기저귀도 수입된 종이로 키웠었다. 세살 먹어선 자가용까지. 순전히 아이들 때문이었다.
잘 키우고 싶었다. 내 클 때처럼 수업료 독촉 안 받고, 아무 탈 없이 대학까지는 마쳐주고 싶었다.
하기야 그땐 자녀 대학등록금까지 대주는 직장을 다녔으니.
세상이 그걸 허용해 주질 않는구나.
소학교만 나왔서도 아들 3, 딸 하나를 대학까지 가르치고도 유산까지 남겨 놓으신 아버지를 난 반도 따라 가질 못한다.
대학까지 졸업한 멀쩡했던 아들이 제 딸 학비를 못 대고, 학자금 융자로 학교를 보내니. 근데 그 딸이 커서 방학에 돈을 벌겠다고 광고를 쓱 올렸다. 무능한 가장의 비애를 느낀다.
하지만, 인생은 그게 시작인 걸 안다.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것이 자기 인생이다. 아빠인 나도 아이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진 못한다. 자기가 경쟁력이 있어야 자기 인생을 살 수 있다.
내 딸이 당당한 직업인으로 올바르게 서길 바란다. 세상 풍파를 대면하면서 스스로 이겨 나갈 수 있는 성인으로 크는구나 하는 안도감이 생긴다.
애? 취업경력을 쌓으라고 삼성전자 인턴 가라니까 월급이 짜서 왕복항공임이 안나온다고..
광고 냈는데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