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가 되니

풀밭위의 점심식사

한주환 2024. 7. 21. 22:11

점심에 팀호튼을 가면 주차할 자리가 없어진다. 그래서 도시락을 싸기 시작했다.

처음엔 더위에 도시락이 열을 받아 뜨거워서 있던 차량용 냉장고를 싣고 아이스팩을 샀다.

아침 6시반에 넣은 도시락과 생수가 11시반까지 차갑고 잔디 그늘에서 먹고 마시다 보니 좋다. 돈도 안 들고 냉장고에 묵혔던 체리, 딸기, 수박이 시원하게 입안을 즐겁게 한다.

속옷까지 땀으로 젖어도 시원한 바람, 부추전, 계란말이, 과일이 차가운 생수와 어울린 즐거운 점심이다,

과일중 수박이 씨도 없고, 꼭지도 없으면서 즙이 가득하니 제일 좋다.  세이프웨이에서 짜른 조각을 $4에 샀었는데 노프릴에서 대형 수박을 $7.99에 팔아 짤라서 설탕에 재워 냉장실에 넣으니 보름동안 먹을 양이다. 혼자 살면서 큰 수박을 산 적이 한번도 없었다.

거기에 유투브에서 배운 반쯤 찬 생수병을 냉동실에 비스듬이 넣어 얼린 뒤 물을 채우면 차가운 물이 더위를 싹 가시게 한다.

이 점심이 하는 일까지 즐겁게 만든다. 점심이 기다려지고 알람이 울리면 6층 계단을 내려가는 발걸음까지 가볍다. 8월, 9월 일해서 10월에 LA 가서 놀아야 한다. 아니면 이태리 투스카니를 가야 한다. 

그랜드캐년하고 투스카니가 내 버킷리스트 마지막이다. 더 이상 가고 싶은 곳은 이젠 없다.

그림은 모네의 풀밭위의 점심식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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