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쓴 글

술에 대한 남녀의 차이

한주환 2018. 1. 25. 21:13



술은 신체유연제방심의 상태로의 초대냉동 초콜릿 같이 단단한 자아가 실온보관 초콜릿 정도로 부드러워지는 시간딱 거기까지다. -- 은유 블로그에서


그렇치 않다. 아침부터 일에 집중해서 오후 5시가 넘으면 집중도가 떨어진다. 티셔츠도 땀으로 몇번 젖고..  몸이 피곤하면 간절하다.

목을 넘기면 칼칼하게 머리로 올라오는 알콜.. 바로 알딸딸이다.

사진은 즐겨가는 Pub에서 마시던 삿뽀로 맥주. 지금은 없다.


술은 신체유연제? 그럴까.. 피로가 풀린다는게 신체가 유연해지는건가? 

아님 남녀가 정말 다른 건가?



항시적인 쾌락의 방편으로 책을 즐기다가 지루하면 한 잔 생각난다금욕적인 신체로 최적화한 다음에라야 찬 소주의 목넘김에 자극이 오고 마주한 사람의 얘기도 귀히 들린다언젠가 조그만 아이비 화분 살 때 주인으로부터 흙에 수분이 바짝 마른 다음에 물을 주라는 조언을 들었다속으로 생각했다내 몸에 술 주는 방법이랑 비슷하군.-- 은유 블로그에서



예전에 책을 남독했던 시절에도 안그랬다. 독서를 즐겼지만 지루하다고 소주 마신 기억이 없다.

요즘은 책? 안본다. 한국어책은 없으니 못보고, 그냥 ultimate book of home plan, complete do-it-yourself manual 따위 책 그림만 보면서 넘긴다. 술 생각 안난다.


이런 스테이크를 바베큐에 구어서 먹을 땐 술 먹고 싶다. 소주가 아닌 레드와인만.

사진은 권종상씨에게 빌려왔다. 토마토는 안 먹는다. 여기 토마토는 단 맛이 없는 채소다.


금욕적인 신체? 캐나다 오래 살면 쇠고기가 땡긴다. 3주쯤 넘으면 또 생각난다.

중독되었으니 금욕 상태는 아니다. 

마주한 사람? 나가서 술 쳐먹을 일 없는 캐나다에선 늘 집사람이다. 애들 없으니 할 말도 없고, 이제 뭔 말할지 다 안다. 귀하게 들리지 않는다.


근데 수분이 바짝 말랐다는 건 땀으로 노폐물을 쫙 빼낸 후 아니냐. 이건 딱 맞은 말인 것 같다. 


신체유연제, 방심으로의 초대, 실온 초콜릿, 소주의 목넘김의 자극, 수분이 바짝 마름..

술에 대해 이렇게 명쾌한 표현이 또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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