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들어선 길은 없다 박노해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슬퍼하지 마라 주저 앉지 마라 삶에서 잘못 들어선 길이란 없으니 온 하늘이 새의 길이듯 삶이 온통 사람의 길이니 모든 새로운 길이란 잘못 들어선 발길에서 찾아졌으니 때로 잘못 들어선 어둠 속에서 끝내 자신의 빛나는 길 하나 캄캄한 어둠만큼 밝아오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1.23
춘망사 설도 春望詞 -薛濤- 風花日將老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佳期猶渺渺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不結同心人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랴는고) 작자 설도는 여자다. 당나라 중기 시인으로 기생이다. 장기는 4행시인 절구다. 그녀는 이 단시로..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1.23
봄을 맞으며 도종환 봄을 맞으며 저는 다시 고요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몸과 마음의 균형을 다시 찾게 해준 것이 이 산이었습니다. 이 산의 나무들이 내게 보내는 맑은 호흡, 청량한 정신과 따듯한 온기, 밝은 햇살과 황토의 기운, 그리고 고요함과 평화로움 이런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산이..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1.23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저 향기로운 꽃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저 아름다운 목소리의 새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숲을 온통 싱그러움으로 만드는 나무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이글거리는 붉은 태양을 사랑한 만큼 산다 밤하늘의 별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홀로 저..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1.23
한시 하나 자관자를 좇아 쫓아(?) 나와바리를 넘는다. 聲妓,晩景從良,一世之臙花無碍。 貞婦,白頭失守,半生之淸苦俱非。 語云,ꡔ看人只看後半截ꡕ,眞名言也。 풀이하면, 기생이라도 늙으막에 한 남편을 따르면 한 세상의 연분을 꺼리낄게 없고, 평생 수절하던 부인이라도 백발..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1.23
경복궁을 가니 자재 통관을 기다리다 경복궁을 들렀다. 자주 갔던 때는 삼청동서 하숙하던 재수생 시절이었다. 그리고 대학때 박물관앞 다원에 몇번 갔었다. 이게 생각나더라.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김수영 저 왕궁대신에 왕궁의 음탕대신에오십원 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1.22
젊어지고 싶지 않다 박완서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안하고 싶은 것을 안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좋은데 젊음과 바꾸겠는가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난 살아오면서 볼 꼴 못 볼 꼴 충분히 봤다 한 번 본 거 두 번 보고 싶지 않다. 한 번이면 충분하다 한 겹 두 겹 어떤 책임을 벗고 점점 가벼워지..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1.22
와유 안현미 내가 만약 옛사람 되어 한지에 시를 적는다면 오늘밤 내리는 가을비를 정갈히 받아두었다가 이듬해 황홀하게 국화가 피어나는 밤 해를 묵힌 가을비로 오래오래 먹먹토록 먹을 갈아 훗날의 그대에게 연서를 쓰리 국화는 가을비를 이해하고 가을비는 지난해 다녀갔다 허면, 훗날의 그대는..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1.22
폭포 손택수 벚꽃이 진다 피어나자마자 태어난 세상이 절벽이라는 것을 단번에 깨달아버린 자들, 가지마다 층층 눈 질끈 감고 뛰어내린다 안에서 바깥으로 화르르 자신을 무너뜨리는 나무, 자신을 무너뜨린 뒤에야 절벽을 하얗게 쓰다듬으며 떨어져 내리는 저 소리 없는 폭포 벚꽃나무 아래 들어 귀..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1.22
봄편지 이문재 사월의 귀밑머리가 젖어 있다 밤새 봄비가 다녀가신 모양이다 연한 초록 잠깐 당신을 생각했다 떨어지는 꽃잎과 새로 나오는 이파리가 비교적 잘 헤어지고 있다 접이 우산 접고 정오를 건너가는데 봄비 그친 세상 속으로 라일락 향기가 한 칸 더 밝아진다 스마트 폰으로 동영상을 찍으려..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2018.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