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Holy Smokes 의 특성상 오는 손님들의 연령대도 중년 이상이 대부분이다.
단골손님이 많다는 것도, 특히 은퇴한 노인들이 많은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다.
일찍 감치 독립하는 이곳 자녀들이니 나이 들어 혼자 살거나 부부만 사는 집이 많다.
수퍼 마켓이 있는 킹스턴 센터 근처엔 이런 시니어 가족, 싱글 가족을 위한 아파트들이 많다.
소득 수준이 낮을 수록, 나이가 많을 수록, 담배와 같은 중독성 기호 상품이나 복권에
삶을 기대는 사람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복권 기계가 있고 스크래치 복권,
담배와 시가를 파는 Holy Smokes는 그들에겐 '참새 방앗간'과 다름 아니다.
우리 주에선 smoke shop이지요
고작 2주 정도 일했지만 벌써 단골들은 눈에 들어 온다.
어떤 날에든 어김 없이 찾아 오니까. 오늘은 일요일 인데도 아침 8시에 문 연 시간 부터 12시 까지 거의
30분 간격으로 다녀간 할아버지도 있다.
차를 주차장에 두고 복권을 사서 차 안에서 play(대개 낱말 잇기, 빙고를 주로 사는 사람들은 시간 보내기
위해 일일이 다 풀어본다)한 후 당첨된 것을 들고 가게로 와서 확인 후 그 돈으로 다시 구입,
자신이 정해 놓은 일정 액수가 될 때 까지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거다.
수퍼 마켓 에서 일을 하는 한 나이든 직원 역시 틈틈이 찾아와 스크래치 복권을 사고
로또 중에서 바로 당첨이 되는 종류를 계속 하기도 한다. 로또 머신으로 발권되는 복권의 종류도
엄청나게 많아서 개인의 기호와 필요에 맞게 너무나 다양하게 구비해 놓고 있으니 이들에게
심심하거나 지겨워할 틈을 주지 않는다.
어떤 할머니는 로또를 구입할 때도 꼭 한 장씩, 단일 복권으로 여러 장을 구입하고 돈을 지불 할 때도
얼마는 현금으로, 또 얼마는 카드로 다르게 해서 꼭 캐시어 일을 복잡하고 어렵게 만든다.
그게 나처럼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초보 사원이면(경력 사원도 마찬가지 지만) 실수 하기도 쉽고 당황도
하게 되니 그걸 보는 재미가 괜찮은 모양이다.
ㅎㅎㅎ 한 할머니는 분명 나 한테는 그냥 복권 달라고 해 놓고선 막상 발권하고 나니 2불 씩 4장을 달라고
했다며 인상을 쓴다. 그분이 청한 복권은 반드시 발권 전에 돈 계산을 해야만 하는 것으로,
또 발권 후엔 취소할 수가 없어서 환불도 안되는 거다. 로또 기계로 발권되는 모든 종류는 이것
하나만 빼고는 발권 후에 취소와 환불이 다 된다. 그래서 내가 분명 그렇게 들었노라,
옆에서 날 트레이닝 하는 소피도 자기도 분명 그렇게 들었다고 했건만 무조건 기분 나쁘다는 식이다.
뭐 방법은 없지, 그저 미안하다, 이건 취소가 안되는 거니 이번만 양해해 달라 할 밖에.
이런 분도 대개는 직원을 귀찮게 하는 것을 취미 비스무리하게 즐기며 사는 경우다.
인생이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둘중 하나는 빨리 가고, 시간은 안 가고, 이야기 붙일 사람이 없으면 복권을 사던, 펍에 출근을 하던,
카지노에 가던,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이해됩니다.
이 글을 읽고 아! 가족 이후의 삶이 있구나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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