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십여년 넘게 보았다.
매일 오후 2시에 남편과 같이 펍에 와서 화이트 와인을 마신다. 남편은 맥주, 로또를 한다.
적년 음주 단속으로 몇달 발을 끊었다가 가니 반갑게 반겨주고 그동안 왜 안왔냐고 물어보던 부부였다.
며칠전 남편이 안 보이고 부인만 앉아 있었다. 처음이라 물어 봤다. 어디 갔냐고 했더니 어디에 갔다고 한다.
근데 오늘 또 혼자 왔길래 또 어디 갔냐 했더니 당당하게 이제 남편이 아니다라고 대답한다. 한국 여자 같으면 이런 대답은 못한다. 오래 본 사이라 말을 이었어야 하는데 못했다.
나도 싱글이라고 하기도, 왜 ? 하고 물어보기도 그래서 말을 끊을 수 밖에 없었다.
마주 보고 앉아 있는데 이상하게 자리가 불편해 일어나서 나왔다.
다시 생각해 보니 저 자세가 맞다. 여자나 남자나 이혼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자기 의사대로 본인 삶을 결정하고, 남들에게 떳떳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맞다.
또 한 수 배우며 산다. 남자임에도 저렇게 하지 못했다. 친한 사람이 정색하고 물어보면 어쩔 수 없이 대답을 하고 살았는데 백인들은 아니더라. 더 당당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