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호수에 5월이 오면 화분으로 장식했던 집이다.
여기 살던 5년 내내 이런 화분이 5월부터 우기가 시작되는 10월까지 매달려 있었다.
집주인은 한국인 노인부부였고, 할아버지가 매년 담도 깎고, 화분도 달았었다.
올해 5월 중순이 넘었는데 아무것도 안 걸린다. 심지어 집에 인기척조차 없다.
코로나로 주변에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믿고 싶진 않다. 그냥 짠하다. 언젠가 화분을 걸거라고 기대하면서 오늘도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이탈리아에 있는 코모레이크다. 동네호수도 이름이 같다. 인생 참 짧다고 느낀다.
어느 날 갑자기 갈 수가 있다. 그래도 기대해 본다. 5월이 가기 전에 화분을 걸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