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찬밥은 쓸쓸하다.
쓸쓸하다
이 세상에서 나는 찬밥이었다.
사랑하는 이여
낙엽이 지는 날
김나는 뜨끈한 국밥이 되고 싶다
안도현이 원광 대학을 졸업하고 사립이었던 이리중학교에 국어선생이 되었다.
그는 다른 이들처럼 돈 봉투를 들고 간 것이 아니라,
그가 지금껏 써 왔던 시들을, 그 한 아름이 다 되는 원고 뭉치를 들고
교장선생님을 찾아갔다.
"아이들에게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가르치겠습니다. 그리하여 시를 사랑하며 시를 쓰고 한편의 시를 낭송할 줄 아는 아이들로 기르겠습니다."
늙어가는 우리는 더더구나 찬밥이 되면 안된다.
무조건 국밥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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