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찬 밥 안도현

한주환 2018. 1. 24. 23:02


가을이 되면 찬밥은 쓸쓸하다.




찬밥을 먹는 사람도

쓸쓸하다




이 세상에서 나는 찬밥이었다.

사랑하는 이여



낙엽이 지는 날



그대의 저녁 밥상 위에



나는

김나는 뜨끈한 국밥이 되고 싶다




안도현이 원광 대학을 졸업하고 사립이었던 이리중학교에 국어선생이 되었다.

그는 다른 이들처럼 돈 봉투를 들고 간 것이 아니라,

그가 지금껏 써 왔던 시들을그 한 아름이 다 되는 원고 뭉치를 들고

교장선생님을 찾아갔다.


"아이들에게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가르치겠습니다그리하여 시를 사랑하며 시를 쓰고 한편의 시를 낭송할 줄 아는 아이들로 기르겠습니다."

그는 1984년에 동아일보 신춘 문예에 당선되었다.

늙어가는 우리는 더더구나 찬밥이 되면 안된다. 
무조건 국밥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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