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온 지가 17년이 지나니 추석은 개념조차 없다. 부모는 다 돌아갔고,
백인하고 일한지가 10년이 넘으니 명절이라고 전혀 느껴지질 않는다.
오늘도 평상시와 같이 새벽 7시반에 일을 시작해서 오후 4시에 끝냈다.
이탈리아에서 수출한 컨테이너인데 손으로 선적했다. 끝내고 샤워하고 루틴대로 생맥주 마시러 갔다. 모든 테이블이 예약이 되어있다. 그래서 혹시 연방정부 투표 개표방송? 했더니 풋볼 중계란다. 내 머리에도 추석? 사라졌다.
한국을 떠난지 얼마 안 되는 며느리, 사위는 추석이 챙겨야 하는 중요한 휴일인 모양이다. 저녁에 초대했길래 짤랐다. 여긴 추석이 없다고 잊으라고 했다.
차례상 차리는 걸 1999년 선친 돌아가고 다음 해부터 난 안 간다고했다. .
수십시간 밀리는데도 모이고, 술 마시고 싸우고, 부모에게 돈 뜯어가고,
차례는 전국민이 하는 양반 코스프레인데, 뭐하러 하냐고...
추석달은 밴쿠버에서도 뜨는데 난 감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