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가 되니

이를 뽑고

한주환 2020. 11. 21. 13:21

일을 안 하고 놀았다. 코로나로 돈도 나오고, 어차피 마스크를 쓰고 사니까

 

 

그러다가 한국 사람들과 만나서 술도 먹고 여행도 같이 했다.

이민 온 지 십수년 만에 가족 빼고 한국 사람들과 첨 교류를 했다. 교회 모임과는 전혀 다르다.

 

 

처음 놀랐던 것은 옷을 보고 명품인지 아닌지 구분은 하더라. 백인들은 인물이 출중하니까 옷에는 전혀 신경을 안 쓴다. 우리는 인물이 빠지니 옷으로 가리려는 심정은 이해한다.

 

놀란 것은 더 있다. 캐나다 오래 산 남편 옷이 명품이 없다고 줄 수 없냐고까지 한다. 

 

 

둘째, 신체, 용모에 민감하고 반드시 지적한다. 난 톱밥을 호흡하면서 일한다. 그래서 코털, 귓 털이 길어진다.

몸이 스스로 오래 살려고. 근데 그걸 지적한다. 짜르라고!

 

 

셋째, 뚱뚱하다고 뚱땡아! 하고 부르는 걸 보았다. 노는 동안 봉사겸, 소일 거리겸 일을 한 집인데 안 사람이 좀 살이 붙었다. 같이 골프 치는 언니가 오자마자 뚱땡아! 하는데 충격을 받았다. 이무로운 사이라 괜찮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십년 넘게 백인들과 일하면서 이런 말을 한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나이를 잊어 버렸고, 명품? 관심도 없었다. 몸매도 마찬가지고 누굴 만나도 용모, 신체, 옷은 눈에도 안 들어온다.

 

 

참 내가 행복하게 산 건지, 만난 분들이 한국인 관점에서 헤어나지 못한 건지 모른다.

다시 백인들과만 일하고 산다. 이런 관점은 다시 안 보고 잊어지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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