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최원석 동생이 쓴 글이다. 업무상 횡령으로 5년을 살면서 쓴 책이다.
유전무죄 시대에 재벌 가문이 실형을 산 것도 놀랍고, 이런 좋은 내용은 더더욱 놀랍다.
인간은 악하다는 성악설에 대해서,
“기독교에서는 ‘인간은 죄 덩어리’ ‘인간은 오직 악하다’ 고 말한다. 인간의 죄성에 대한 개념은 성 오거스틴이 정립해 기독교 교리로 만든 거다. 이런 죄성만 종교가 강조하다 보면 인간성 말살의 위험이 있지 않겠나. 그런데 예수께서 이런 말씀을 하려고 오신 것 같지는 않다. 예수님은 오히려 무상한 인간의 삶에서 사랑의 아픔을 보여주기 위해 오신 분이라 생각한다.
예수님은 기독교를 만들 생각도, 자신이 신이라는 생각도 안 했다. 오히려 제자들을 나무라는 대목이 복음서에 나온다. ‘왜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선한 분은 하나님 한 분밖에 없다.’ 이 구절은 요한 복음을 뺀 나머지 공관 복음에 다 나온다.
믿음으로 구원 받는다는 이신칭의에 대해서
“서기 473년 알즈 공의회에서는 이렇게 선언했다. ‘그리스도가 죽은 것은 오직 그를 믿는 사람만 구원하기 위함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저주한다. 그리스도는 누구도 멸망하기를 원치 않았다.’ 이게 당시의 정통 교리였다. 그런데 1215년 라테란 공의회에서 ‘교회 밖에는 전혀 구원이 없다’ 라는 교리가 선포됐다.
믿는다고 입으로 시인했으니 구원은 이미 받았고, 놀라운 세상의 복도 받을 것이고, 죽으면 천당 가니 아쉬울 게 아무것도 없다.
나는 조금 잘못해도 회개하면 즉시 용서 받고, 다른 사람들이 잘못되는 것은 하나님의 진노가 임하심이라. 이렇게 생각하지 않나. 이처럼 이기적인 기독교는 예수에게서 멀어도 너무 멀다.”
한국 교회의 기복주의에 대해서,
“21세기 들어서 한국 교회는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쇠퇴하고 있다. 성장 제일주의로 교회 건물은 커졌지만, 사회적 지탄을 받는 일이 급격히 늘었다. 교회 세습도 그렇고, 목회자의 성범죄 등도 그렇다. 엄청난 건물을 짓고서 바로 도덕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우리 안에만 구원이 있다며 상대방을 자꾸 밀어내지 않나. 그런 배타성이 스스로 벽을 만들고 있다.”
“가장 개혁이 필요한 대목은 ‘묻지마 신앙’이다. 교회와 신도가 달라져야 한다.
‘복 받는 교회’에서 ‘정직한 교회’ 로 말이다.
‘종교 뒤에 숨는 신도’에서 ‘생각하는 신도’ 로 말이다.
‘새벽 기도 나오면 복 받는다. 돈 번다. 천당에 간다’ 는 말보다는 자기를 비우고 자기 십자가를 져야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말을 해야 한다.
오늘날 많은 기독교인은 예수님을 하나님으로만 믿고, 그의 삶을 따르려 하지 않는다.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종교는 한 마디로 내가 변하는 것이다.
제 아무리 교회의 목사나 장로가 된다고 해도, 자기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런 이들은 예수님을 신으로만 숭배할 뿐, 따르거나 닮으려고 하진 않는다.
기독교는 이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배타적 기독교에서 상생의 기독교로 달라져야 한다.”
[출처: 중앙일보] "불신 지옥? 하느님 왜 그리 째째한가" 최원석 동생의 깨달음
'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멀리서 빈다 나태주 (0) | 2020.11.08 |
---|---|
고추 임영석 (0) | 2020.10.29 |
한 끼 이정오 (0) | 2020.09.30 |
어른이 되면 조재도 (0) | 2020.09.12 |
반통의 물 나희덕 (0) | 2020.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