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가 되니

이젠 시까지 나오냐

한주환 2020. 6. 24. 20:44

가끔은 기쁨    김사이

 

검은 얼룩이 천장 귀퉁이에 무늬로 있는 것

곰팡이꽃이 옷장 안에서 활짝 피어 있는 것

갈라진 벽 틈새로 바람이 드나드는 것

 

더우나 추우나 습한 부엌에서 벌레랑 같이 밥 먹는 것

화장실 바닥에 거무스름한 이끼들이 익숙한 것

검푸른 이끼가 마음 밑바닥을 덮고 있는 것

드러나지 않고 손길 닿지 않는 곳에

삶 한 켠이 기를 써도 마르지 않는 것

 

바람 한 점 없이 햇볕 짱짱한 날

지사의 햇살 모두 끌어 모아

집 안을 홀라당 뒤집어 환기시킬 때면

기름기 쫘악 빠진 삶이

가끔은 부드러워지고 말랑말랑해져

고슬고슬해진 세간들이 고마워서

그마저도 고마워서 순간의 기쁨으로 삼고

또 열심히 살아가는

 

집을 얼마나 엉망으로 지으면 이런 시가 나오냐! 

 

 

장농에 습기제거제를 놓아야 옷에 곰팡이가 안 붙고,

 

 

세계 1위 가전업체가 제습기를 만들어 팔아도 하루에 반통씩 물이 차는 거실!

 

 

벽지에 곰팡이가 붙으니 제거제까지 만들어 팔고,

 

 

이렇게 마감해도 1년도 안 가니 저런 시까지 나오지!

 

한국 건설업자들아! 반성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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