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Teacher on call를 3년 넘게 하다가 오늘 정규직이 되었다.
아들은 진즉 제 자리를 찾아 취직을 했는데,
2살 더 먹은 애가 이 학교, 저 학교 그야말로 땜빵? 을 하는 것이 좀 그랬다. 그렇게 해야 정규직이 되는데도
본인은 그냥 9월에 1년간 단기 교사로 채용된 것으로 알았는데 교육청에서 infinity라고 메일이 와서 알았단다.
이제 애들이 자리를 잡으니 마음이 가볍다.
예전에 쓴 글이다 밴쿠버 교차로 구인구직난에 딸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광고가 올라왔다.
안녕하세요.
몬트리올 맥길 대학교에 현재 4학년 재학중인 Physics 전공 학생입니다.
여름방학(5월 초 - 8월말)동안 벤쿠버에서 과외나 학원 강사를 해보고 싶습니다.
마음이 짠하다.
날 때부터 선친이랑 다르게 키우리라 맘 먹었던 애였다. 천정에 매다는 일제 모빌부터,
한국선 최초로 수입된 미제 거버 이유식, 종이 기저귀, 세 살 먹어선 자가용까지.
순전히 아이들 때문이었다. 내가 클 때처럼 수업료 독촉 안 받고 대학까지 마쳐주고 싶었다.
하기야 그땐 자녀 대학 등록금까지 대주는 직장을 다녔으니.
세상이 그걸 허용해 주질 않는구나.
소학교만 나와서 4남매를 대학까지 가르치고 유산까지 남겨 놓은 선친을 반도 따라 가질 못한다.
대학까지 졸업시킨 멀쩡한 아들이 제 딸 학비를 못 대고, 학자금 융자로 대학을 보내니.
근데 딸이 커서 방학에 돈을 벌겠다고 광고를 올렸다. 무능한 가장의 비애를 느낀다.
하지만, 인생은 그게 시작인 걸 안다.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것이 자기 인생이다.
아빠인 나도 아이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진 못한다. 자기가 경쟁력이 있어야 자기 인생을 살 수 있다.
딸이 당당한 직업인으로 올바르게 서길 바란다. 세상 풍파를 대면하면서 스스로 이겨 나갈 수 있는 성인으로 크는구나 하는 안도감이 생긴다. 애? 취업 경력을 쌓으라고 삼성 전자 인턴 가라니까 월급이 짜서 왕복 항공임이 안 나온다고.. 광고 냈는데 모르지...
정규직이 된 것을 축하하는 의미로 파김치, 배추김치를 싸서 주었다. 물론 제 입 맛에 맞는 지 먼저
확인하고서,.. 닮아서 입맛이 까다롭다. 그래도 한결 마음이 가뿐하다. 가도.. 아무런 걱정이 없어선 지..
'혼자 주절주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정성과 진실 (0) | 2020.05.19 |
---|---|
곰, 쿠거와 한 동네! (0) | 2020.05.17 |
사회적 흉기 3개 (0) | 2020.05.12 |
의사가 본 K 방역 (0) | 2020.05.10 |
밴쿠버 태극기 2 (0) | 2020.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