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쓴 글

어떤 인생

한주환 2018. 5. 11. 17:34



경기도 광주시에 물난리가 나서 모처럼 옛날에 살던 동네 이야기를 들었다. 이 땅을 소개해준 동네 어르신이 5월에 돌아가셨다고. 그건 일찍 들었고, 그런가 했다. 연세도 칠십을 넘어 꽤 되셨으니..


근데 죽을 때까지 혼자 살면서 끼니를 해결했다고 한다.

동네에 큰 아들 내외가 살고, 멀잖은 이천에 둘째, 서울에 딸들이 산다.

자기가 갖고 있는 땅 지적도 등본을 떼면 교과서 두께로 나온다던 땅 부자다.

몇십억을 넘는 자산가다.





도박 좋아하는 큰 아들을 조폭들이 꾀어 빚을 지게 만들고 패서 지하실 계단으로 굴려서 인사 불성을 만들어놓아, 어르신이 땅 팔아 해결하고,

큰 사위가 자동차 세일즈하던 다니는 둘째 아들을 증권회사 과장 시켜주면서 몇억 날리게 하여,

또 땅 팔아 해결하고,

이혼하고 들어온 막내 딸 당구장 차려주었는데 팔아 먹고 집으로 돌아오고..

전실 자식 데리고 들어온 후처도 재산 분배 안 해준다고 가출해서 막내 딸하고 사는데,


내가 이웃에 살 때도 친 딸이 있음에도 혼자서 밥 해먹는다고 했었다.




사는게 무언지.. 돈이 무언지.. 다 팔고 돌아가셨을 리도 없고, 그냥 그렇게 살았을 게다.

처음 산 르망 십수년 끌고, 팔아 쓰지도 못하고 땅으로 움켜쥐고.. 


자식? 애물이다. 애비 돈 좀 있음 사고치고 들어오고,

애비는 평생 농사 짓고 아이들 뒤치다꺼리만 하다 혼자 쓸쓸히 임종을 맞고..

이게 인생이 아닌데.. 


우린 너무 자식에 매여 살지 말자.

표표히, 재산이 줄더라고 써가면서 후회없게 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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