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주절주절

대학 단톡방에서 울다

한주환 2018. 4. 20. 12:35




정일 학원, 외대 불어과 동창입니다. 정일학사 출신으로 정말 외대 오기에 아까웠던 인재..

그냥 여동생이 아픈 모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XX아.

네가 고통으로 밤새 신음하는 것을 보며 나도 너처럼 기도했다.

빨리 고통 없는 곳으로 데려가 달라고.

제일 먼저 아버지 어머니가 너를 반길 것이다.

특히 어머니는 오랫동안 기다리셨을 터이니 따뜻한 품으로 너를 안아주실 것이다.

도착하면 소식 전해라.

무사히 잘 도착했다고.

그곳엔 카톡이 없을 것이니

하얀 목련 꽃으로

일곱 송이 노란 수선화로

아니면 노랑 나비되어 우리에게 알려주라.

이제는 고통과 막힘이 없는

편안한 세상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우리도 언제가는 너를 따르겠지.

다섯 펭귄이 다 바다에 뛰어들기까지 우리는 너를 지우지 않을 것이다.

당분간 카톡방에서 '1'이라는 숫자가 너를 사무치게 그리워하게 할지라도........

너는 두려움을 떨치고 용기 있게 새로운 세상인 저 바다에 뛰어든 우리의 First Penguin 이므로.





몇 시간 뒤에

잘 가라. 내 착한 동생.
너를 사랑한다.
다들 고마워.

모차르트의 레퀴엠도
장사익의 찔레 꽃도 
어느 소년이 부른 고향의 봄도
위로가 되지 못했는데.
따뜻한 위로의 말 고마워.



조금 뒤에

모두 건강하세.
그리고 있을 때 많이 베풀고 부대끼며 서로 존재를 나누며 살아 가세.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다른 동창이, 이 친구도 정일 학원 출신, 도저히 서울대를 떨어질 수 없는 top 10위 예비 고사 점수를 가지고

외대를 온 인재가 올린 글.


XX의 누이가 '오늘 새벽 하늘나라로 먼 길을 떠났다'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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