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쓴 글

캐나다 관공서

한주환 2018. 1. 29. 23:29

캐나다 와서 본의 아니게 관공서와 많이 만났다.


좋치 않은 일이다. 자유주의 국가에서 권력층으로 '갑'인 사무직을 만난다는 것은 허가를 받을 일이 있다거나 민원,  송사가 있는 '을'의 입장이니 좋치 않은 것이다.

사실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우선 만나주질 않는다. 주정부, 시청, 공기업(crown organization이라 한다)에 갔었다. 대충 다 이렇게 생겼다. 개인이 홀로 쓰는 사무실이다. 심지어는 지게차 빌려주는 창고회사도 마찬가지다.



처음 들어가면 receptionist가 있는 면회실 같은 방이 있다. 외부 사람은 이런 곳이나 별도 회의실에서 만난다. 일하는 사무실을 절대 들어가지 못한다. 민원실도 존재하지 않는다. 근데 본인이 만나기 싫으면 안 나온다. 그래도 본인에게 아무 탈이 없다.


만나려면 전화로 예약을 해야 하는데, 한국과 엄청 다르다.

전화하면 receptionist가 받아서 돌려주는데 대부분 음성메세지를 남기라고 한다. 메세지를 남겼다고 다 전화를 하는 게 아니다. 자기가 취사선택해서 전화한다. 심지어는 자리에 있는데도 다른 곳과 통화중이란 녹음을 몇시간이고 틀어댄다. 만나기 싫다는 얘기다. 이렇게 하는 곳이 개인회사가 아니다. 시청이고, 공기업이며 서비스하는 보험회사다.

이런 점에선 한국이 졸나게 그립다. 전화하면 벨소리 몇번 나기전에 무조건 전화 받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지..

그래서 예약을 하지 못하고 그냥 간다.  안만나줄 땐 다른 사람이 나와 없다고 돌아가라고 사정한다. 이래도 안돌아가면 경비 부른다. 민원인을 존중한다는 개념이 하나도 없다. 졸로 본다.


종합민원실 설치해놓고, 담당 과별로 직원 다 앉혀 놓은 한국 공무원이 존경스럽다.


밴쿠버에 일반적인 사무실 내부다. 이사급 사무실이 아니라 전 직원이 따로따로 사무실을 쓴다.

Receptionist만 빼고. 업무환경 엄청 좋다.




단 한군데 한국과 비슷한 이런 사무실을 보았다. 시청이다. 거긴 민원실도, 직원도 따로 있다.



시청하고 business 해 보았다. 개인집 건축허가를 받는데 9월말에 서류넣어 다음해 2월말에 받았다. 건축붐이라 신청건수가 늘어났는데 공무원이 증원되거나 오버타임을 하지 않으니 심사기간이 늘어나 6,7개월 걸린다고 설명한다. 미안한 것도 없다. 서비스회사인 보험회사도 마찬가지다. 작년 9월말 교통사고 보상도 지금까지 걔네들 말로 hold하고 있다. 계속 조사중이라라나 뭐래나. 보상 받은 경험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2년만에 보상금이 나왔다고 하더라.

민원실은 있으나 마나다. 민원처리기한이 없으니.

서류에 민원처리기한 며칠이라고 찍히는 한국이 그립지.


근데 자기들이 필요하면 시기, 장소 불문하고 전화한다.

내가 1천3백킬로 떨어진 곳에 가있는데도 일방적으로 전화해서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어버리더라. 그렇고 편지 한장 보내면 끝이다. 재심이 필요하면 언제까지 어디로 해라하는 문서와 함께. 심지어 이것도 안보내는 친구가 있다. 사무실 전화는 철저하게 자기가 거는데만 쓰는 것이다.


한국선 95년쯤부터 사무실에서 팩시밀리를 안썼다. 이메일 썼는데, 선진국이란 캐나다는 아직도 팩시밀리 시대다. 어쩔 수 없이 내 집에도 있다. 개인 비즈니스하면 꼭 필요하다. 우편 보내려면 인쇄해야 하고, 복사하고 팩시 받고, 스캔떠야 하니. 동네에 복사할 곳도 변변치 않으니.



이메일? 여긴 아직도 일하는 수단으로 치지 않는다. 기관 홈페이지에 직원 개일 이메일 주소는 다 있다. 메일 보내면 회신? 안 한다. 통신수단으로 인정하지 않는거지. 오직 유일하게 law firm만 이메일 쓴다. 첨부메일로 문서 보내고.

시청, 주정부, 보험회사, 공기업 모두 다 아직도 편지, 전화 쓴다. 모든 업무는 전화로만 한다. 내가 물어보았다. 전화로 신원확인이 되냐고. 그랬더니 자기가 신원확인을 했으면 끝이란다. 문서, 이메일 등등 증빙이 없이도, 생년월일을 안 물어보았어도. 이렇니 메신저나 아이패드로 일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다. 애네들 사무실에 있는 인터넷 PC, 아이패드는 전부 오락용이지 업무용이 아닌거다. 근데 개인별로 갖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이메일로 민원하고, 인터넷 게시판에 의견 올려도 항상 회신하는 한국이 그립다. 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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