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쓴 글

캐나다 정전

한주환 2018. 1. 29. 00:51

미국,캐나다 전기송전체제는 똑같다. 근데 일년에 세, 네번이상 자주 정전된다. 한국은 그렇치 않은데도. 정전되는 이유는.



여름에 부는 바람이다. storm이라고 한다. 근데 왜 정전이 되냐고?

집을 지면 옛날부터 3,40m가 넘는 나무가 마당에 대부분 있다. 숲을 개발한 곳은 남아 있는 나무고, 들판에 지은 집은 심은 나무이다. 이거? 준공할 때 수종, 지름까지 도면에 있고, 검사받는다.

짜르려면 시청 permit 받아야 한다. 집안에 나무 한그루, 자기 맘대로 못짜른다. permit 신청해도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짜르지 못한다. 시청에 가면 항공사진, street view 사진 내놓고 어떤 거? 하고 물어본다. 짤라도 돈내야 한다.  시청에 부담금, 짜르는 비용 별도다. 5백불이상이다.

이런 점에선 캐나다 자유주의 국가가 아니다. 허가제가 만연한 독재국가다. 그래서 최대 목재 생산국인지도 모른다.


근데 왜 바람에 넘어지냐고? 한국 나무는 뿌리가 깊게 땅속으로 들어간다. 땅이 척박한 덕분에.



미국 나무는 안 그렇다. 이 사진은 넘어진 뿌리를 정면으로 찍은 사진이다. 뿌리가 땅 속으로 파고 들어간 게 아니라 옆으로 퍼졌다. 땅이 워낙 비옥하니 그렇단다. 심지어 아마존 정글 나무는 뿌리가 거의 없단다. 그래도 하루에 1m씩 자란단다.



그래서 3,40m 넘게 크면 그낭 옆으로 넘어질 위험이 있다. 폭풍 불면 당근 넘어진다. 집으로, 전봇대로, 그래서 정전이 흔하다. 그래도 아무도 전기회사에 전화 안건다. 그냥 기달린다.


미국, 캐나다는 단독주택이 대부분이다. 창문도 열고 닫는, 엘리베이터도 없고, 상수도 펌프도 없는..



이번 한국 정전원인에 대해 의견이 많더라. 근데 난 아래 의견이 맞는 것 같다.



재개발과 관련되어 있다. 지난 정권부터 재개발을 강화시키면서 주상복합 등 고층 아파트로 민간 부문의 신규 공급분을 채우는 게 유행이 되었다. 이 건물들은 자연환기 대신 강제환기 즉 기본적으로는 전기로 실내 온도만이 아니라 공기질을 조절하는 방식들을 택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창문은 못 열게 하고, 그 안에서 에어컨디셔닝을 하는 거다. 40평 기준으로, 전기세 백만원 넘는 건 이제 일도 아니다.


그렇게 해야 아파트 가격이 높아진다는 건데, 집집마다 100만원 이상씩 전기를 쓰는 현 상황을 무슨 수로 한전에서 감당할 수 있나? 이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건물들은 최근 여름과 겨울에 오는 피크 값이 없이 사철 내내 일정하게 높은 수준의 소비를 보여준다. 재건축 아파트와 주상복합이 정부가 원하는 대로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정전의 위험성은 더 커진다. 친환경 아파트, 이런 건 그냥 하는 말이고, 한국의 고층 아파트는 생태적으로 과부하를 주는 아파트이다.


최근에 일반 업자들이 전기 대신에 도시 가스를 사용해서 에어컨을 돌리는 시설들을 새 아파트에 적응하기 시작했는데, 이건 전기 대책이 아니라 입주민들이 전기값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어서 그렇다. (우석훈씨 견해)


자, 분당 사진이다. 이런 20층짜리 아파트가, 주상복합이 즐비한.

한국은 땅 넓은 시골까지 20층 넘는 아파트를 짓더라. 냉난방 조절에다가, 상수도도 20층 옥상까지 끌어올리고, 엘리베이터도 운행해야 하니 얼마나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이냐. 미쿡? 땅이 넓어서 그런지 다 house가 중심이고 전망 좋은 곳만 apart(여긴 콘도미니움이라 한다) 1,2동 짓는다. 몇천, 몇만 세대 아파트가 없다.



한국은 건설회사가 짓은 아파트만 오래되도 가격이 오른다. 단독주택은 2,3년만 지나도 집값 없이 땅값만 치는 가격구조다. 고밀도 지역 지정(지주 돈벼락 맞는), 고층 아파트 건설(건설회사 떼돈 버는), 아파트가격 상승(소유자 재산 증가하는), 근데 이게 에너지 과소비로 이어진다. 건설부, 재산세 수입 늘어나는 지자체, 떼돈 버는 건설회사, 치솟는 아파트가격, 즐거운 부동산 투자자까지는 다 알고 있는 얘기다. 근데 이후 뒤면에는 전력 수요 늘어나 즐거운 한전, 새로 원전 건설로 즐거운 청와대...



청와대, 건교부, 기초자치단체, 건설회사, 한전, 전국민이 이걸 즐긴 게다. 전기는 어떻게 되는 말든, 어떤 일이 벌어지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꽃놀이패라고 이 상황을 즐겼다.



고유가 등 전기값 상승 요소는 많았는데, MB는 이자율 대신 힘으로 인플레를 막는다는 이상한 정책을 하면서 전기값을 올리는 대신 손실금을 직접 보존해주었다. 전기값이 조금씩이라도 조정이 되어야 민간 부문에서 절전 등 기본적인 수요관리 메커니즘이 움직이는데, 이걸 힘으로 누르다 보니 오히려 산업부문에서조차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 에너지로 다른 에너지를 대체하는 움직임이 생겨났다. 당연하지, 상대적으로는 그게 더 싸니까. 이런 전력 수요의 증가를 감당할 수 있는 국가는 없다. (우석훈씨 견해)


한국 엘리베이터 없는 5층 아파트가, 단독주택 동네가, 전국민의 꿈, MB 정부가 원하는 대로 모두 고층 아파트로 바뀌면 한국의 전력 공급은 답이 없다. 매월 원전을 하나씩 건설하지 않으면 도저히 감당을 못할 상황으로 갈 수 밖에 없다.



한국서 누가 이걸 해결할 수 있을까. 현대출신 대통령이? 1,2년 짜리 장관이? 아파트값 올릴려고 반상회하는 국민이? 한국전력이?


한국은 에너지에 관한 한 폭주기관차다. 부동산 투기를 연료로 해서 무한질주하면서 전기 없는 시대를 향해가는..



전기 없어봐라 아파트 뭐 되나. 아무도 못산다. 석기시대로 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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