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실감했다. 워크첵크를 받으러 세번째로 어카운턴트 집을 갔다.
80 Av로 가야하는데 84Av로 들어갔다. 길이 낯설어서 받은 문자를 한참 찾아야 했다.
운전으로, 걸어서, 버스 타고 간 길이라도 평생 한번도 잊어버리지 않고 다시 갔었다.
9월말에 2번째도 구글 지도 안 켜고 찾아왔다. 11월 6일에 갔는데 이젠 기억이 안 난다.
길눈이 밝다고 자부하고 살았다. 가는 길에 가게 간판, 전봇대, 고층건물을 쓱 보고 지나가도 다음에 갈 때 기억나서 다시 찾아갔었다. 늙었음을 실감한 오늘이다.
가져온 체크를 셀폰으로 입금하는데 자동 촬영이 안되면서 flip check라고 하는데 몰랐다. 그냥 손으로 찍으란 말인데 전에 그런 메뉴가 없어서 뭐냐? 하다가 3번만에 찍어서 입금했다.
나이를 실감한 하루를 보냈다. 그랬더니 슬퍼서 맥주가 더 들어간다. 전유성 말대로 일주일에 며칠 마시냐고 묻지말고 낮에 몇 번 마시냐 물어보는 것이 공감이 간다.
할배도 되었는데 그만 인정하고 구글지도를 켜고 살자. 기억만 믿고 운전하기엔 치매가 가까운 나이니까 당연하다. 그래도 한켠에는 아주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