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주절주절

집에 오니

한주환 2021. 12. 13. 02:28

11월에 20일 가까이 집을 떠났다. 한국에서 서울은 모텔, 공주에선 동생집에서 머물렀다. 처음 불편했던 건,

너무 오래된 미드를 보여주는 TV였다. CSI Vegas가 나왔는데 아직도

라스베가스를 재방영하고 있다. 그리썸과 세라가 팍 늙었는데, 젊은 시절 얼굴이 나온다.

지금은 주인공이 아니고 조연이다. 한국 케이블 TV가 돈이 없으니 최신 미드를 수입하지 못한다. 십수년전에 봤던 드라마를 다시 보니 잠도 안 온다.

둘째, 하늘이 그리웠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밴쿠버에서 매일 보던 하늘이다.

시골인 공주에서도 안 보이더라만. 앞 산도 안 보이고,

구름? 찾을 수도 없고 돌아오는 날까지 어디서도 보지 못했다. 

슬펐던 것은 모처럼 파란 하늘이 보여서 공주대학교를 통해 금강교를 건너서 조카를 태울 달리에 붙일 바퀴를 사려 철물점까지 걸어갔을 때 맡은 냄새다. 

매일 아침 여기를 걸을 때 맡게 되는 숲, 나무 냄새가 없었다. 배기가스, 음식물 쓰레기 냄새만 맡았다.인간의 오감 중에 후각은 제일 먼저 마비되니,

한국에 사는 사람에게 설명할 수가 없었다. 자랑하네! 하니까.

 

마지막, 그리웠던 건, 건식 샤워룸이다.

매일 샤워하고 싶은데 동생 집엔 없고, 북계리 집에 있는 건 형이 부셨다.

일과를 마치고 개국하고 소주까진 좋았는데 샤워를 못해서 아주 불편했다. 

은퇴하고 한국에서 살아? 북계리 집에서? 아니다. 20일 동안 한국에 있었던 것도 좋은 추억이 없으니. 그냥 밴쿠버에 돌아온 것이 행복하다.

밀린 미드 보고, 아침에 걷기 운동할 때, 폐를 활짝 열고 심호흡을 해도 좋다.

냄새도 실컷 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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