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가 되니

펍이 문을 닫으니

한주환 2021. 5. 25. 09:57

일 끝내고 갈 곳이 없다. 점심 20분을 제외하고 담배도 안 피니 쉬질 않는다.

아침에 양 손에 연장을 들고 올라가니 물을 가져가지 못한다. 그래서 일을 끝내면 목이 마르다. 

 

퇴근하면 펍에 들러 생맥주 3 파인트만 마시고 나온다. 그럼 피로도 풀리면서 알딸딸하다. 여기 맥주는 6% 정도 되니 석잔이 적당하다. 단골 펍에선 한 잔에 $4.5하니 한 $17 정도면 하루의 피로를 푸는 셈이다. 코로나 3차 커브로 문을 닫은 지 한달이 훨씬 넘었다.

그러니 캔맥주를 사서 집에 와서 샤워하고 한 캔을 마시면 생맥주랑 맛이 천양지차다. 

식당 실내 영업금지한 것을 캐나다 말로 circuit breaker 라 한다. 내일 풀린다는 소문인데 확실하진 않다. 파티오에서 영업하는 다른 펍을 가 보니 가격도 비싸고 맛도 별로다. 

 

이렇게 일 끝내고 맥주 마신 지 십수년이지만, 한번도 음주 단속을 못 보았고, 같이 펍에서 술마신 사람이 택시 불러 가는 것도 못 보았다. 다들 아무 일도 없는 것 처럼 차 몰고 집에 간다. 하기야 오후 3시에 들어가서 40분이면 마시고 나오면 대낮이다.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해피아워라고 술값도 싸고 손님 대부분이 은퇴한 노인 부부거나 3시에 퇴근하는 트레이드가 대부분이다. 내일을 기다려 보자. 문을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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