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많아도 맘대로 죽지도 못하는 구나 하고 했었다.
내 맘과 똑같은 글이 올라왔다.
<그래도 좋은 날 택한 효자(?)구나>
사실 개인적으로 이건희 회장의 사망일을 언제로 정할 것인지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한 번 밖에 쓸 수 없는 카드기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에 드라마틱하게 쓰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제 갑자기 발표된 걸 보고 약간 놀랐다. 물론 오늘 부터 2심에서 무죄를 받았다가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반려된 국정 농단 사건의 재판이 시작되는 날이긴 하다. 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파기 환송심을 맡은 판사가 대놓고 이재용을 풀어주겠다는 암시를 하는 바람에 박영수 특검이 재판부 기피 신청을 두 번이나 신청했음에도 대법원이 받아 들여주지 않은 그런 사건이다. 즉, 이미 삼성과 사법부 간에 어느 정도 조율(?)이 끝난 사건이란 뜻이다. 물론 재판부가 이재용을 풀어주는데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한 퍼포먼스로 '아비 잃은 자식'이라든가 '어마어마한 상속세 납부'와 같은 것으로 민심을 녹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같은 사건으로 전직 대통령이 20년이 넘는 형을 받고 수감중인데도 그 사건의 주범인 뇌물 공여자 이재용 부회장을 풀어준다는 건 아무리 뻔뻔한 낯짝을 갖고도 불가능할 것 같지만 썩어 빠질 대로 썩어 빠진 사법부라면 불가능할 것도 없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 거야 두고 보면 알 일이고, 중요한 건 사망 날짜를 10월 25일로 선택(!)한데 있다. 개인적으로 이회장의 실제 사망일은 2014년 5월 16일로 생각하고 있는데, 물론 증거가 없는 혼자만의 생각일 뿐이긴 하지만 늘 걱정스러운 건 사람이 죽어서 귀신이 되었는데도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면 그 귀신이 배를 곯는다는 것이다. 만약에 일 년에 한번 돌아오는 제삿날을 맞추려면 음력 4월 18일(2014년 5월 16일)에 제사를 지내야 하는데 그러려면 내년 5월까지 아직 한참 남았다. 그래서 고민해서 선택한 날짜가 바로 10월 25일이 아닌가 싶다. 2020년 10월 25일은 음력으로 9월 9일로 바로 중양절이다. 지방에 따라 다르지만 경상도 지방에서는 구천을 떠돌며 제삿밥을 얻어 먹지 못하는 귀신들에게 한상 차려주는 의미로 제사를 지내주는 날이다. 애초 제삿날을 맞추지 못할 바에는 이렇게라도 아비의 제삿상을 차려주려는 효자(?) 아들을 보는 내가 다 뿌듯하다.
이렇게 착한 아들이니 아무리 인정 없는 재판부라도 효자 아들을 구속 수감하지 않고 풀어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어차피 우리나라 사법은 경국 대전에 기초하고 있지 않았던가.
저승에도 안마 서비스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제 아들이 매년 9월 9일 차려주는 제삿밥을 먹고 흐뭇할 회장님의 얼굴이 떠오른다
선대 이병철이 골동품을 좋아해서 도굴한 물건을 많이 사서 죽어서도 구천을 떠돈다고 아들 꿈에 나타나 병원을 지어서 사회에 공헌을 하라고 해서 만든 병원이 삼성서울병원이다.
여기서 아들은 6년을 살았다. 이런 아이러니가 있나. 돈이 많으면 돈 때문에 죽지도 못하고 산 송장으로 6년을 살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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