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주절주절

추억이 된 다금바리

한주환 2018. 4. 3. 17:47




다금바리는 붉바리, 능성어와 함께 제주도에서 가장 비싼 물고기에 속한다. 모두 심해에서 활동하는 육식성 물고기로 전문 배 낚시꾼이 아니면 잡기 힘들다. 붉바리와 다금바리는 산삼처럼 귀하게 여긴다.

능성어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한다. 다금바리와 붉바리는 1킬로그램 기준으로 횟집에서 십팔만원 정도 한다. 능성어는 십만원쯤 한다. 그날 내가 본 붉바리는 2킬로그램 정도 되어 보였다. 횟집에서 먹으려면 약 삼십육만 원을 줘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어부가 횟집에 넘기는 가격은 그 반밖에 되지 않는다.



 
붉바리는 적갈색 바탕에 오렌지빛 점이 빼곡히 박혀 있어 다금바리, 능성어와 구분이 쉽다. 붉은빛을 띠고 있어 붉바리라고 부르는 것이다. 하지만 다금바리와 능성어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애월에서 수산업을 하는 청년과 알고 지낸 덕분에 나는 그에게서 많은 얘기를 얻어들었다. 어부인 아버지가 잡아오는 물고기를 그는 시내 횟집에 공급한다. 물론 가게에서도 물고기를 팔고 회를 떠주기도 했다. 그는 한때 일식집에서 주방장 일을 했다고 한다. “다금바리요? 요즘은 대부분 중국에서 들어와요. 제주도 자연산은 제 값을 줘도 먹기 힘들어요. 사실 능성어를 다금바리로 알고 먹는 사람들도 많아요. 일반인은 생김새만 봐서는 잘 모르거든요.” 
“속여서 판다는 그런 뜻입니까?” 그는 애둘러서 말했다. 
“심지어 민어 등살을 떠서 다금바리 회라고 내놓는 경우도 있어요. 회의 갈색 얼룩 무늬가 다금바리 회와 흡사하거든요. 내가 어부의 아들 아닙니까? 솔직히 그러기가 싫어 주방장 일 그만뒀어요.” 




나는 그에게서 다금바리와 능성어를 구별하는 법도 배웠다. 
“둘 다 갈색 바탕에 세로 줄무늬가 있어요. 하지만 자세히 보면 다금바리는 일곱 줄이고 능성어는 아홉 줄이에요. 머리 부분과 꼬리 부분에 줄이 하나씩 더 있죠. 그래서 제주도 말로는 능성어를 구문쟁이라고 해요.” 
“그것뿐인가요?” “결정적인 것은 다금바리의 줄무틔는 흰색이고, 능성어의 줄무늬는 갈색에 가깝다는 거죠. 이제 아시겠죠?” 
외우기 쉽게 정리해보자. 
다금바리 : 일곱 줄의 흰색 무늬. 일명 자바리. 
능성어 : 아홉 줄의 갈색 무늬. 일명 구문쟁이. 
다금바리회가 맛있다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값이 워낙 비싼 탓인지 입술과 머릿살과 내장을 포함하여 27부위까지 나누어 회를 떠먹는다.

여기까지 윤대녕의 글이다


난 일찍부터 다금바리를 배웠다. 1990년 부산서 제주도 자주 다닐 때 묵던 민박집이 횟집을 했었다.

동난드르라고 삼방산옆 대월리였다. 난드르는 제주말로 들이다. 동들!

동네가 너무 좋아 땅도 집도 사려고 보러 다녔었다. 경매로.



앞 포구만 있을 때였고 지금 배가 정박한 곳에 횟집이 있었다. 처음 갔을 때 1kg에 12만원을 불러,

모르기도 했지만, 비싸서 못 먹었고, 알고 나서야 두번째 가서 16만원에 먹었다.

빠르고 민첩하고 돌 틈에서 살고, 생선을 잡아먹어서 찰지다고 하더라.


기억난다. 횟집 주인 여자가 하던 말..

우리는 단체 안 받아요 커미션 주기 싫어서.. 바로 한국관광공사 제주지부(중문단지)서 서울서 출장 손님 왔다고 예약하더라.

나름 제주 사람들 끼리는 알아 주는 횟집이었다. 포구에서 귀한 생선을 직접 사니까.




그 후 아는 사람이 추자도에서 스킨스쿠버로 잡아와서 정말 실컷 먹었다. 

이제 추억이 되었다니.. 아쉽다.


오른편 해안선에 보이는 마을이 대월리다.



노가리처럼 다금바리를 너무 잡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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