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이원규 시인 페북

한주환 2018. 12. 6. 23:03

그런데 며칠 전 옥곡 장터에서 국밥을 먹다가 
그 이유를 확연히 깨달았다. 
돼지국밥 안주에 소주를 마시던 
동네 어르신들의 얘기를 듣다가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았다.

“아이고, 불쌍해서 미쳐불겄어. 
저 착한 넘이 북망산천 휭하니 먼저 가버릴 줄이야.
뺀질뺀질하고 독사 같은 넘들만 오래 산당께”.
“그려 그려, 저승사자는 당최 뭐하는지 몰러.
텔레비전 신문에 나오는 저 뻔뻔한 년놈들은 안 잡아가불고”.
“어허, 이보시게.
염라대왕, 저승사자는 눈까리가 삐었는감?
뺀질뺀질 뻔뻔한 것들 잡아가서 뭣에다 쓰려고!
저승에도 착한 일꾼들만 필요하겄지?
우리도 오래 살려면 죄 좀 짓고 살자구,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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