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나귀처럼 이가림
한주환
2019. 12. 22. 11:50
이젠 나귀처럼 수레 끄는 내 어깨의 멍에를 벗기보다는 선한 복종을 배우리 이젠 나귀처럼 약한 자의 먹이를 빼앗기보다는 내 몫의 풀과 여물 만을 먹으리 이젠 나귀처럼 내 새끼를 훔치는 이리를 쫓기 보다는 구멍 뚫린 울타리의 밤샘꾼이 되리 이젠 나귀처럼 매서운 겨울을 피해 홀로 숨기 보다는 우리들 무리의 언 살 녹여주는 이불이 되리 이젠 나귀처럼 죽음의 문턱 앞에서 떨기보다는 그저 몇 방울의 눈물을 떨구리 남은 여생 남을 위해 삽시다. 두려워하지 말고 눈물 몇 방울만 흘리기로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