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Rosan Mithar -- 그 날 아침의 조용한 소멸
로잔 할머니가 먹고 마시기를 거부한 지가 두 주가 지났다.
보통은 환자가 그런 상태가 되면 우린 가족에게 연락을 한다.
"아들한테 연락했는데 멕시코 여행 가서 한 달이나 있어야 돌아온 데.
손자들이 있긴 한데 전화번호가 바뀌었 데"
우린 알고 있었다. 할머니의 음식 거부는 가족을 향한 외침이 아니라는 걸.
그건 말대로 죽음을 앞당기기 위한 본인의 선택이라는 걸.
할머니의 패드에는 피가 흥건했다. 검은 색의 피.
그 피는 할머니 몸 안에서 나온 것이었다.
얼마 남지 않은 머리를 빗기고 환자용 가운을 벗기고 할머니가 좋아하는 분홍색 드레스를
입혀 드렸다. 부드러운 털실 양말도 신기고, 그리고 따뜻한 스웨터를 걸친 다음 휠체어를 밀고
아래 층으로 갔다.
로잔이 눈 짓으로 할머니를 쳐다보곤 나를 향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나는 황급히 할머니 목 동맥에 손을 짚어 보았다. 움직임이 없었다.
코에 댄 손가락에도 호흡의 징후가 보이지 않았다.
조용한 아침 휴식을 즐기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난 아무 일 없다는 듯, 할머니의 휠체어를 밀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로잔 미타스 사망시간 9시 15분"
갑자기 사람이 죽으면 얼마 간은 들을 수도 느낄 수도 있다는 말이 기억 났다.
"할머니 이젠 아프지 마세요. 외로워하지도 마세요.
그 동안 고생 많이 하셨으니 이젠 푹 쉬세요. 따뜻한 곳에서"
결국 할머니를 찾은 것 장례 담당 회사 직원이었다.
아들은 가족 동의 없이 장례를 치르라고 했고
손자들은 마지막까지 연락이 닿지 않았다. -- 북캣 글에서 부분 발췌
자식들도 별 거 아니지요? 인생이 결국 이렇게 끝나가고 있는데..
우덜만 모르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