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눈발 박치성
한주환
2018. 12. 6. 12:39
땅에 채 닿기도 전에
소멸해 버리는 진눈깨비처럼
난 그동안 얼마나 나약했었나
아스팔트 부딪히는 고통에
눈물처럼 녹아 흘러도
알아주는 이 없어
혼자 질척이다 증발해버렸던 머저리.
더 거센 추위에 몰릴수록
더 강한 바람에 치일수록
훨씬 더 커다란 눈발이 되자.
밟히고 밟혀
시커멓게 될지라도
발자국을 남기는
나만의 흰색으로 세상을 덮는
훨씬 더 커다란 눈발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