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폭포 손택수
한주환
2018. 1. 22. 01:35
벚꽃이 진다
피어나자마자 태어난 세상이 절벽이라는 것을 단번에 깨달아버린 자들,
가지마다 층층 눈 질끈 감고 뛰어내린다
안에서 바깥으로 화르르 자신을 무너뜨리는 나무,
자신을 무너뜨린 뒤에야 절벽을 하얗게 쓰다듬으며 떨어져 내리는
저 소리 없는 폭포
벚꽃나무 아래 들어 귀가 얼얼하도록 매를 맞는다
폭포수 아래 득음을 꿈꾸던 옛 가객처럼
머리를 짜개 버릴 듯 쏟아져 내리는 꽃의 낙차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서
벚꽃 = 소리 없는 폭포 좋제? 발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