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시와 글
봄편지 이문재
한주환
2018. 1. 22. 01:34
사월의 귀밑머리가 젖어 있다 밤새 봄비가 다녀가신 모양이다 연한 초록 잠깐 당신을 생각했다 떨어지는 꽃잎과 새로 나오는 이파리가 비교적 잘 헤어지고 있다 접이 우산 접고 정오를 건너가는데 봄비 그친 세상 속으로 라일락 향기가 한 칸 더 밝아진다 스마트 폰으로 동영상을 찍으려다 말았다 미간이 순해진다. 멀리 있던 것들이 어느새 가까이 와 있다 저녁까지 혼자 걸어도 유월의 맨 앞까지 혼자 걸어도 오른 켠이 허전하지 않을 것 같다 당신의 오른 켠도 연일 안녕하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