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가 되니

집이 12년되면

한주환 2025. 5. 30. 22:28

우선 나무담장이 썩기 시작한다. 가보니 옆집에서 나무를 심으려 복토를 했는데 기둥하고 아래 받침에 빗물이 직접 닿아 먼저 썩었다.

이번엔 뒷마당 들어가는 문이 썩어서 열리질 않는다. 점심 먹기 전에 간단하게 고쳤는데 흐르는 물이 아니라 비를 맞아 뒤에 고정한 2X4가 썩었다.

비에 노출된 담장, 기둥이 12년 넘으면 썩는거고, 곧 냉장고, 쿡탑, 퍼네이스도 수명이 다 될거라고 이야기 했다. 지금 작동이 되면 운이 좋은 거라고도 했다.

작년 12월엔 밭에 작물이 없었는데 5월에 가니 한국 채소가 풍성하게 자라고 있고,

매일  김매고, 물 주고, 따면서 운동하고, 오르가닉 반찬을 만들어 먹으니 오래 사는 것이다.

머위에 딸린 강된장도 맛이 달라 메주를 쒀서 직접 된장을 담갔다고 하니 이민을 안 왔으면 어떡할 뻔 했냐 했다. 출가한 자식에게 김치, 쌈을 나눠주고 소일거리로 운동하니 비결이었다.

2년 묵었다는 묵은 김치를 내놓았는데 까다로운 입맛에도 젓가락이 저절로 갔다. 

새 집이 12년 지나면 바꾸고 고칠 것이 많지만 운동하게 하고, 반찬을 주면 살 만하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