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주절주절
가장에서 솔로
한주환
2021. 12. 7. 23:31
싱글이 되었다고 하니 여러가지 반응이 있었다.
깜짝 놀랐던 사람은 가족이다. 어쩌다 그런 일이 생겼을까 하면서 안타깝다고 한다.
그렇게 안 보았는데 한다.
다른 사람을 만나서 좋은 시간을 보내라 하면서 재혼은 하지 말라고 한다. 의미가 있다고 받아드렸다. 캐나다 시민권자니 재혼이 쉽다고 권하는 친구가 많았는데도.
차였네! 하는 친구도 있었다. 니가 무조건 잘못했고, 성질을 받아 주기가 힘들어서다 라고 한다. 인생 말년에 무슨 망신이냐고 한다. 들으면서 맘엔 안 들었지만, 몇십년 친구니 참았다.
국민일보에게 수억원 채무를 지고 있다가 재단법인이 되면서 채무가 소각된 친구가 무조건 잘못했다고 사과해라, 안에 하나님이 들어갈 틈이 없다 하면서 운다.
본인은 내가 다 갚았다고 하는 음성을 들었고, 거실 창에 비친 십자가 네온싸인을 보고 교회에 갔더니 바로 방언 기도가 터졌다고 하면서 하나님을 만나라 한다.
미혼으로 살아온 국민학교 동창은 누구 소개시켜 준다고 하고, 수십년 알았던 친구는 남편이 돌아가 혼자된 친구를 만나게 해주었다. 둘 다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환갑을 넘어선지 감정이 일어나질 않았다.
돌아와서 생각해 보았다.
별거하는 배우자를 찾아가서 비는 건 캐나다에선 위법이라 못한다고 알려줬다.
차였다? 인정한다. 성격이 받아주길 힘들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래도 수십년간 가장으로, 남편으로 할 바는 충실하게 살았다고 자부한다.
부양가족이 없으니 벌어서 혼자 쓰던 1985년이 돌아왔다.
그냥 인생은 예상이 안되는 파노라마! 라고 생각하자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