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주절주절

동포와 친구

한주환 2020. 11. 13. 11:29

해외에서 오래 살다 가끔 한국에 간다. 불알 친구부터 대학, 직장 친구까지 오랫만에 볼 수 있다. 봐?  전화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한다.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전활 안하게 된다. 십수년 동안 연락도 없었고 직장에서도 짤렸다고 진즉 소문이 나있느니 별로 반가워들 안 한다. 부득이 귀국한 사연에 도움이 될 만한 친구는 연락을 한다. 한번 도와 달라고

 

 

 

반응은 엇갈린다. 내가 잘 나갈 때 신세를 졌어도 모른 체 하거나, 무조건 왔냐? 하면서 술 한잔 하자고 약속하는 친구까지 여러 가지다.

 

 

몇 명 있다. 정말로 반가워하고 평생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얼굴 보자는 친구가 10% 쯤 된다. 내 결혼할 때 신랑 우인 사진만 3판을 찍은 마당발이었는데도

 

 

근데 불알 친구가 변호사인데 급하게 필요했다.  공주 출신이고 중학, 고교 동창이라 집안일도 다 알고, 이왕 돈 주고 수임할 바엔 친구에게 주자고 생각해서

 

 

나이 먹었다고 새끼 변호사를 고용했더라. 그래서 이 친구에게 연락해서 수임하자고 했더니 대꾸가 없다. 전화했다. 직접 통화하란다. 전화? 음성 사서함으로 들어간다. 카톡? 회신이 없다. 그래.. 헤어진 지 20년이 넘으니 돈이 안되는 친구다라는 거다. 그래? 다른 변호사를 샀다.

 

그래도 한국 가면 회 사주고, 룸싸롱 데리고 가고, 맛있는 식당에 가서 밥 사고, 술 사는 친구 20명은 넘는다.

 

 

이런 친구가 대부분이다. 해외에 사는 동포의 한계다.

평소 얼굴도 못 보고 뜽금 없이 몇 십년만에 나타나서 도와 달라? 하면 싫지..

근데 난 한번도 공짜로 도와 달하고 한 적이 없다. 항상 비용을 정당하게 주었다.

동포가 치뤄야 하는 당연한 비용이라고 생각한다.